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공성아 교수
폐암 수술 후 운동을 해 숨이 차면 수술 전과 다르게 산소공급이 빠르게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적지 않은 환자들이 숨이 찬 데 대한 공포감을 느끼면서 강도가 약한 '걷기 운동'의 시간을 늘리는 정도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걷기 운동의 시간만 늘리는 운동은 폐암 환자에게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공성아 교수는 대한폐암학회 유튜브 채널 '폐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숨이 차지 않는 것은 단순히 칼로리 소모량만 늘리는 운동이고, 심폐 기능 강화가 전혀 되지 않는다"며 "이런 운동은 칼로리 소모량이 늘어나는 결과만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근육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성아 교수는 제대로 근육을 사용하는 파워워킹도 아니고 '엉덩이 근육, 허벅지 근육, 발목 근육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천히 2시간씩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은 "운동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 이유로 공 교수는 "효과도 미미하고 오히려 한 시간 이상의 장기적인 유산소운동은 근육의 감소를 유발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폐암 환자에게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은 아주 중요하다. 생존에도 근육량이 영향을 미치는 까닭이다. 공성아 교수는 "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2.5배에서 3배까지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기 때문에 근육을 잘 유지하면서 심폐기능을 증가하는 것이 환자들의 예후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폐암 수술 직후에는 천천히 걷는 운동을 하면서 몸을 회복하는 것이 도움되지만, 30분 정도 혼자 걸을 정도로 몸이 회복되면 추가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공 교수는 "기본적으로 30분 정도 걸을 수 있으면 그 다음에는 근력을 추가로 키워야 한다"며 또 수술 후 호흡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호흡근 탄성 회복 운동을 추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 폐암 수술을 할 때 폐를 제거하므로 그만큼 폐 용적이 줄어 호흡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호흡에 도움을 주는 호흡 보조 근육마저 탄성이 감소돼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폐를 확장하고 수축시키는 것을 잘 못 할 수 있다. 이때 수술 통증으로 호흡 관련 주변 근육들을 잘 쓰지 않으면 몸이 굳는 역효과도 날 수 있다.
공성아 교수는 "폐암수술을 하면 폐의 용적이 15~30%까지 줄어드는데, 그것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남아있는 폐의 용량을 잘 사용해야 하는데, 그것은 주변 호흡 관련 근육들이 탄성이 있어야 한다"며 "숨 찬 운동을 해야 하는데, 강도를 올리기에 호흡근이 뒤를 받쳐줄 수 없기 때문에 산소공급이 더 잘 안 된다. 그래서 추가적인 호흡근 탄성 회복 운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호흡근 탄성 회복 운동에는 어떤 운동법들이 있을까? 첫 번째는 목 회전 운동이다. 공 교수는 "목과 어깨 쪽이 굉장히 딱딱하게 굳는 경우가 있다"며 이때는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한쪽 손을 의자 아래를 잡고 고정한 상태에서 반대쪽 손으로 목을 45도 사선 아래로 내리는 '목과 어깨를 늘어나게 하는 스트레칭'을 좌우 같이 반복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흉추를 펴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공성아 교수는 "목 운동을 하고 나면 흉추 쪽이 기울기도 하고 앞으로 굽기도 한다"며 이때 흉추를 펴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폐암 수술 후 환자들이 팔을 움직이지 않아서 어깨에도 문제가 굉장히 많이 생기기 때문에, 어깨를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스트레칭도 필요하다고 공 교수는 전했다.
이때 권고되는 운동은 허리 높이에서 팔을 뻗고 몸통을 굽히는 동작을 반복하는 스트레칭이다. 운동 강도는 환자의 어깨 상태와 수술을 한 기간에 따라 높이 조절을 하는 것이다. 공성아 교수는 "높이 조절은 허리 높이보다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보통 수술한 쪽의 어깨 유연성이 떨어지는 탓에 수술한 팔을 손 한 마디 정도 높인 상태에서 하면 좋다.
이후에는 코어 근육을 스트레칭하는 운동이 추천된다. 코어는 허리, 특히 요추 쪽에 있는 근육인데, 폐암 수술 과정에서 오래 누워 지내고 활동량이 줄어 코어 근육이 많이 약화돼 있는 경우들이 많다. 공 교수는 "그래서 환자들이 복식호흡을 하지 못하고 흉식호흡만 하게 된다"며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이 부드러워지면 근육의 탄성에 도움을 주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때 추천되는 운동법은 500mL 물병을 양손에 잡은 채 상체를 똑바로 세운 상태에서 팔을 옆으로 벌리는 동작이나 팔을 아래쪽에서 등 뒤로 보내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같은 스트레칭 동작을 처음에는 5~8회 2세트로 시작하고 점점 횟수를 늘려 최대 15회까지 하는 식으로 강도를 높여가면 된다. 이때 중요한 팁이 있다. 호흡을 잘 하면서 스트레칭운동을 하는 것이다.
공성아 교수는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할 때 지속적으로 호흡을 잘 뱉으면서 해야지 호흡근이 좀 더 활성화된다"며 "호흡을 뱉고 동작을 해야 더욱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조깅,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같은 심폐기능강화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 이같은 방법으로 호흡근 회복 탄성운동을 해서 산소공급이 충분히 될 수 있게 하는 사전 준비 작업은 아주 중요하다.
폐암 수술 후 숨이 차서 심폐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운동을 멀리하는 것은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폐암 환자의 생존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까닭이다. 공 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폐암 환자에 있어서 심폐 기능이 좋은 경우에 50%의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근육을 잘 유지하면서 심폐기능을 증가하는 것이 폐암 환자의 예후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짚었다.
공성아 교수는 "환자들이 쉽고 편한 것을 선택한다. 걷는 운동은 쉽다. 힘들지 않아서 걷는 것만 하는데, 예전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싶고 노화의 속도를 늦추고 싶다면 약간의 힘듦이 필요하다"며 폐암 환자에게 필요한 운동은 '심폐기능강화운동'으로 이를 위해 근력운동과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위한 호흡근 회복 탄성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