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인터뷰]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전영우 교수
피부 림프종 ‘균상식육종’, 육안으로 ‘아토피’와 구별 안 돼
피부과에서 아토피 치료 받다 조기 진단 늦어 사망률 높아
피부 조직검사 해야 구분 가능…“아토피도 조직검사 필요”
아토피 피부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혈액암이 있다. ‘피부 림프종’ 대표 질환인 ‘균상식육종(mycosis fungoides)’이 그것이다. 국내 전체 환자는 250여명으로 추정되고, 매년 15명 내외의 환자가 신규 발생하는 희귀암이다.
균상식육종은 혈액 내 림프구의 80~90%를 차지하는 T 림프구 중 말초 T 림프구에서 기원하는 병으로, 피부에 처음 증상을 나타내다가 악성세포가 증식되면서 림프절, 혈액과 내부 장기로 퍼지는 혈액암이다. 이 병을 제대로 몰랐을 때, 곰팡이가 피부를 파먹는 모양의 병이란 의미로 균상식육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요즘은 세자리증후군(Sézary syndrome)이라고도 불린다.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전영우 교수는 “균상식육종은 피부과 전문의가 봐도 육안으로는 아토피 등 피부질환과 구분이 어렵다"며 "이 때문에 대부분 피부과 치료를 받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대표적 림프종이 균상식육종”이라고 설명했다.
균상식육종은 암세포가 피부에만 국한될 때는 치료가 잘 되지만, 그것이 피부를 넘어서 몸 안으로 침투하면 치료가 어려워 조기 진단이 아주 중요하다.
전 교수는 “증상이 피부에만 있을 때는 광선치료 등으로 치료가 잘 된다”며 “하지만 병이 너무 진행되면 치료가 잘 안 된다. 진행성 환자는 결국 동종조혈모세포이식치료 이외에는 답이 없는데, 이 치료를 해도 30%밖에 효과를 못 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균상식육종 환자는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다가 아토피가 습진처럼 바뀌며 악화되고, 여러 치료를 해도 효과를 보지 못할 때 다른 질환을 의심하고 CT를 찍다가 몸 안 곳곳에 림프절 비대가 확인되며 너무 늦게 대학병원 혈액내과로 보내진다.
전영우 교수는 “대부분 몸 안에 림프종이 부풀어 오른 상태로 진료실을 찾아온다”며 “피부과에서 아토피라고 속단하지 말고 너무 치료가 안 되면 그때라도 조직검사를 해서 균상식육종과 변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토피 치료가 안 될 때 발견해도 치료 시기가 너무 늦은 것일 수 있다. 이미 몸 안에 암세포가 침투한 상황일 수 있는 까닭이다.
전 교수는 “암세포가 맨 처음 피부에만 나타났다가 어느 시점에 발동이 걸리면 안쪽으로 파고들어서 장기 등으로 침범할 수 있는데, 그게 어느 시점이 될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피부 림프종을 어떻게 해야 가장 초기에 발견해 간단한 치료로 완치에 이를 수 있을까.
전영우 교수는 “처음 아토피가 발생했을 때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라며 “조직검사는 비용도 얼마 들지 않고, 아픈 검사도 아니다. 병변의 피부를 약간 떼어내는 것으로, 5분도 안 걸린다. 간단하고 수가도 낮고 안 할 이유가 없는 검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근거중심의 치료가 이뤄지는 시대에 병변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고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도 피부질환에 대한 조직검사는 중요하다고 본다"며 조직검사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관련기사
- 암 수술 후 림프액 누출, ‘림프관 색전술’이 효과적
- 잠 못 자면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된다고?
- 폐암 희소전이 치료에 수술·방사선 치료 유효
- 구내염과 혼동하기 쉬운 '설암', 뜨거운 국물도 위험 요인
- "암에 잘 걸리는 성격?"…나는 왜 암에 걸린 걸까
- 골절 위험 높은 '다발골수종' 환자, 칼슘 따로 챙겨 먹어야 한다?
- 악성 부정맥, 강력한 전기 충격 없는 새 치료법 나오나
-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 운영
- 국산 간암 치료 신약, 13일 '치료목적 사용승인' 획득
- 약으로 해결 안 되는 극심한 '아침 두통', 뇌종양 신호탄
- 백혈병보다 흔한 혈액암 '림프종', 꿈의 항암제로 치료 성적 올리나
- 청소년 아토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아토피로 흔히 오진되는 '피부림프종'…서울아산병원, 접근법 바꿨다
- "말초T세포림프종, 1차 치료에 모든 무기 쏟아부을 수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