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사협회지 JAMA에 대규모 한국인 코호트 연구 결과 게재
"5-알파환원효소저해제 처방한 남성에서 방광암 예후 더 좋았다"
요로상피성 방광암 진단 전에 5-알파환원효소저해제(5α-reductase inhibitor, 이하 '5-ARI')를 처방 받은 남성이 처방 받은 적이 없는 남성보다 예후가 더 좋다는 국내 코호트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집중된다.
고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와 아주의대 의료정보학 박래웅 교수 연구팀은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JAMA Network Open에 '한국 남성의 5-ARI 처방과 방광암 진행의 연관성(원제: Association of 5α-Reductase Inhibitor Prescription With Bladder Cancer Progression in Males in South Korea)'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5-ARI는 양성전립선비대증(BPH)이 있는 남성의 하부요로증상을 치료하는 데 널리 사용되며, 항 안드로겐 효과를 이유로 전립선암 및 방광암 등 남성암을 예방하는 역할에 대해 연구돼 왔다.
요로상피성 방광암은 전 세계적으로 남성에게 여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방광암의 약 75%는 비근침윤성 방광암(non–muscle-invasive bladder cancer, NMIBC)으로 경요도방광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으며, 이는 종종 방광 내 약물 주입과 병행한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의 생존율은 양호하지만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최대 21%에서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되므로, 방광 내 주입 요법과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근육 침윤을 예방하기 위한 약물요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데이터를 통해 양성전립선비대증으로 알파 차단제(α-blocker) 또는 5-ARI와 알파 차단제 병요요법을 처방 받은 적 있는 방광암 환자 2만2,845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방광암 진단 전 5-ARI 처방과 방광암 진행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200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방광암 진단을 받은 모든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성향 점수 매칭을 통해 알파차단제만 투여한 환자군(5,300명)과 5-ARI와 알파차단제를 함께 투여한 환자군(5,300명) 두 치료 그룹으로 나눴다. 5-ARI 그룹은 암 진단 최소 12개월 전에 5-ARI를 처방 받았고, 최소 두 번 이상 약을 처방받은 환자로 구성됐다.
주요 평가변수로 방광점적술(bladder instillation) 및 근치적방광절제술(radical cystectomy) 위험을 확인한 결과, 5-ARI와 알파차단제를 병용한 그룹은 알파차단제만 처방 받은 그룹에 비해 방광 점적술(aHR 0.84), 근치적방광절제술(aHR 0.74)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aHR 0.83) 위험이 더 낮았다.
제한된 평균 생존기간(Restricted mean survival times, RMST) 역시 5-ARI와 알파차단제를 병용한 그룹에서 더 유의하게 길게 나타났다. 방광점적술 환자에서는 88.1일, 근치적방광절제술 환자에서는 68일 더 길었으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역시 92.6일 더 연장됐다.
연구자들은 "이 연구 결과는 진단 전 5α 환원효소억제제 처방과 방광암 진행 위험 감소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 논문에서 연구진은 "연구는 5-ARI 처방과 방광암 진행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최초의 전국적인 매칭 분석"이라며 "연구 결과, 방광암 진단 전 5-ARI 처방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 방광점적술 및 근치적방광절제술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5-ARI 처방 후 방광점적술 빈도가 적다는 것은 이 약물이 더 높은 등급의 비근침윤성 방광암으로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을 시사한 것이며, 5-ARI를 사용한 환자에서 근치적방광절제술의 감소는 이 약물이 근육 침윤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방광암 진행 지연은 5-ARI 처방과 관련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의 감소를 부분적으로 설명한다"고 덧붙였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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