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급종병, 지금 신청해도 연말에야 가능
코로나로 준 검진 회복…연말 검사 증가 등 원인
"검진도 대형병원 쏠림, 그 외는 검진 유치 노력"
서울대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 일반건강검진을 받으려면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7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건강검진조차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청년의사가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 12곳에 일반건강검진 예약을 문의한 결과, 대부분이 연말에야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건강검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국가건강검진과 개인이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건강검진센터에서 자비를 들여서 받는 일반건강검진으로 나뉜다. 국가검진이 필수적인 검사 항목만을 시행한다면 일반 검진은 개인 특성과 선호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에 많은 병원이 건강검진센터를 세우고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하는 프로그램부터 암, 뇌질환 등에 특화된 정밀 검진, 연령대별로 권고되는 검사들을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기본 검진은 올해 안에 받을 수 있었지만, 선택 검사 항목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기본 검진 외 더 많은 검사를 진행하는 정밀 검사의 경우엔 내년 2월에나 가능했다. 가장 비싼 프리미엄 검진의 경우 내년 4월부터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빅5 병원’ 중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도 빨라야 오는 12월 검진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것도 수요가 적은 오후 시간대가 가능했다. 오전 검진은 내년 1월은 돼야 가능하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올해는 일반 검진 예약이 끝나 오전·오후 상관없이 내년부터 검진이 가능했다. 오전 검진으로 한정할 경우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암 검진, 웰빙 시니어 등 추가 검사가 포함된 패키지의 경우에는 내년 4월이 돼야 받을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마찬가지였다. 기본 검진은 연말에 가능했지만 추가 검사를 원하는 경우 내년에야 받을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기본 검진은 11월부터 가능했지만 대장내시경까지 포함하면 역시 연말로 미뤄졌다.
그 외 상급종합병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내년 1월부터 기본 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 강북삼성병원·고대안암병원·고대구로병원·건국대병원·중앙대병원의 경우 기본 검진 모두 12월로 예약할 수 있었지만, 대장내시경 검사 추가 여부 등에 따라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한양대병원에서 일반 검진을 받으려면 11월은 돼야 했다.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와 검진 예약이 연말에 몰리는 경향이 겹친 탓이라고 했다. 특히 검진 분야도 시설이 좋은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을 보인다고 했다.
검진 상담 간호사 A씨는 예약이 밀린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코로나19 때 검사를 받지 못했던 사람들의 예약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병원 상담간호사 B씨는 “원래 개인 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대체로 하반기에 검진 예약이 몰려 있다”고 했다.
대한가정의학회 김정환 총무이사(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는 “코로나19 때 검진을 못했던 사람들이 검진 받으면서 수요가 회복된 것”이라며 “회사 복지 차원에서 건강 검진을 제공하는데 직장인들은 연초가 아닌 가을·겨울에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특히 연말에 검사가 밀린다”고 전했다.
김 이사는 “대학병원 대부분 검진이 이 정도로 밀리진 않는다. 대형종합병원 검진센터에 한정된 이야기”라며 “사람들이 시설이 좋고 유명한 의료진이 많은 병원을 선호하는 데다 특히 이름값을 많이 보다 보니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대학병원은 오히려 검진자를 유치하려고 애쓰는 실정이다. 건강 검진에서도 소위 말하는 ‘부익부 빈익빈’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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