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S1P 수용체 조절제…1일 1회 경구 복용 투약 편의성 강점
52주차 임상적 관해 유지…3년까지 반응률 등 장기 유효성 확인
세브란스병원 천재희 교수 “증상 없는 상태 길게 유지하는 게 중요”
궤양성 대장염 치료 영역에 유효성, 안전성에 이어 1일 1회 경구 복용 등 투약 편의성까지 잡은 신약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BMS의 ‘제포시아(성분명 오자니모드)’다. 이 약은 염증성 장질환 분야 최초 스핑고신(Sphingosine 1-phosphate, S1P) 수용체 조절제로 궤양성 대장염 치료 환경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 삶의 질 떨어뜨리고 대장암 발생 높이는 ‘궤양성 대장염’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의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설사나 혈변, 대변 절박증 및 복통에 시달리다보니 환자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약 15%는 중증 대장염으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심해지면 대장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일상생활에서의 고통뿐만 아니라 정상인에 비해 천식, 빈혈, 결합조직 관련 질환, 관상동맥 질환, 대장암 등에 이환될 확률이 높은 위중한 질환으로 완치가 어렵고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된다.
5-아미노살리실산(5-aminosalicylic acid, 5-ASA)제제, 면역조절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이 보편적 치료제(conventional therapy)로 사용되며 최근 들어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등도-중증 환자에서 TNF 억제제, 인테그린 억제제, 인터루킨 억제제, JAK 억제제 등 다양한 기전의 치료옵션들이 개발, 치료 성적은 물론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주사제형이 대부분인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용 약제라는 복용 편의성을 내세운 '제포시아'가 출시됐다.
제포시아는 어떤 약?
제포시아는 성인의 중등증에서 중증의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에 사용되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으로 S1P 수용체 조절제다. 면역세포 일종인 림프구의 S1P 수용체를 표적해 말초혈액 내 림프구 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전은 장으로의 림프구 이동 감소를 불러와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의 치료 또는 생물학적제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이 소실되거나 또는 내약성이 없는 중등증에서 중증의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사용이 허가됐다.
제포시아는 JAK 억제제 이후 중등증-중증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두 번째로 개발된 경구제다. 유지요법으로는 0.92mg 용량을 1일 1회 경구 투여하며, 첫 투여 7일까지는 스타터팩(0.23mg 및 0.46mg)으로 증량하며 개시요법을 시행한다.
제포시아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중등도-중증의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 성인을 대상으로 위약과 비교 평가한 3상 임상 TRUENORTH 프로그램(TRUENORTH-I 및 TRUENORTH-M)을 통해 입증됐다. 해당 연구들에서 제포시아는 1차 평가변수인 10주차 임상관해와 2차 평가변수인 임상반응, 내시경상 개선 및 점막 치유에 있어 위약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나타냈다.
“경구제 제포시아, 환자 여건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 옵션”
이에 한국BMS는 지난 29일 ‘성인의 중등증~중증의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 치료 영역 새로운 기전의 경구제 신약 제포시아의 역할’을 주제로 미디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는 관해와 재발이 반복돼 삶의 질 저하가 동반되는 궤양성 대장염 질환에서 미충족 수요와 향후 치료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천재희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은 아직까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다. 때문에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과 점막의 염증을 호전시켜 관해를 유도하고, 가능한 오랜 기간 동안 관해를 유지해 환자의 삶을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많은 치료제들이 개발됐지만 대부분 반응률이 낮고, 치료 기간이 장기화 될수록 효과가 떨어졌다. 따라서 대체할 수 있는 무기(치료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장벽에 염증이 남아있으면 세포가 변이될 가능성이 높아 대장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그동안 우리나라는 궤양성 대장염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최근 들어 발생률이 증가하며 서양과의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때문에 궤양성 대장염으로 인한 암 발생을 막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궤양성 대장에서 대장암이 생길 가능성은 염증을 얼마나 조절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었는지, 염증이 심한 상태를 유지했는지에 따라서 결정되는데 제포시아의 경우 점막치유(내시경적 개선+조직학적 관해)를 호전시키기 때문에 분명히 암 발생률을 줄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환자가 고령이고 동반질환이 많거나 심한 감염증이 우려되는 경우 기존 생물학적제제를 쓰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제포시아는 그런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있는 안전한 치료 옵션"이라며 ”뿐만 아니라 매우 중증이거나 급박하게 증상 조절을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제포시아가 경구제인 만큼 학업이나 직장생활 등 활동성이 큰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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