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 1/4 재발…세포독성항암제 등 5년 생존율 20% 미만
김재원 교수 “세포독성항암제, 효과↓독성↑…새 돌파구 필요”
“젬퍼리, dMMR/MSI-H 암종에 PD-1억제제 반응 좋아“
진행 및 재발·전이성 자궁내막암 치료에 최초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면역항암제가 출시되면서 그동안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자궁내막암 치료 환경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 주인공은 바로 GSK의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
국내 허가 1년만에 급여에 성공한 젬퍼리는 자궁내막암 최초의 면역항암제로 지난 1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지난 7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GSK 자궁내막암 치료제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 보험급여 출시 기자간담회에 연자로 참석한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재원 교수는 ”그동안 임상현장에서는 세포독성항암제의 치료효과가 제한적이고 부작용이 크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항암화학요법 외 대안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젬퍼리의 급여 출시로 새롭고 효과적인 치료옵션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만큼 보다 많은 자궁내막암 환자들의 치료성적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빠르게 늘고 있는 자궁내막암…한해 신환 4000명 육박
자궁내막암이란 자궁체부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자궁 내 암세포의 침범 범위에 따라 1~4기로 나누며 1기가 가장 많다. 주요 증상은 불규칙하거나 비정상적인 자궁 및 질 출혈이다. 폐경 이후 여성에게 질 출혈이나 복부, 골반 등의 압박감, 악취가 나거나 노란 빛의 액성 질 분비물이 있다면 자궁내막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호르몬에 의한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유전, 비만이나 당뇨병과 같은 질환이 위험요인이다.
김재원 교수는 ”발생률은 여성에서 생기는 암 중에 여섯 번째지만 전 세계적으로 자궁 내막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도 2020년도 신환이 3,490명이었는데 늘어나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 곧 4,000명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조기검진 프로그램 없어…유전 의심될 경우 선별검사 권고
자궁내막암은 조기검진 프로그램이 없다. 일반적으로 내진이나 초음파상에서 자궁내막의 이상이 관찰되었거나 폐경 여성에게 자궁 출혈이 있다면 자궁내막 조직을 채취하여 조직검사를 시행하며 경우에 따라 자궁내시경으로 검사한다.
자궁내막암 유전성 소인이 있는 경우 유전성 환자를 구분하기 위해 종양에서 결함이 있는 불일치 복구 결함(dMMR)에 대한 선별검사가 권고된다. 자궁내막암에서 특이적으로 dMMR와 MSI-H의 반응률이 높기 때문이다.
재발·전이성 자궁내막암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률 좋지 않아
자궁내막암의 1차 치료법은 수술과 방사선요법이다. 암의 진행단계나 연령, 환자의 전신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겠지만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경부를 포함한 나팔관 등 자궁적출수술이며, 이를 통해 3/4 가량이 대부분 치료된다.
2기부터 4기까지가 1/4 정도인데 재발한 자궁내막암이라든지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경우 예후가 좋은 편이 아니다. 이에 수술 후 방사선 치료까지 시행하면 보조적으로 세포독성항암제 같은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해 왔다.
김재원 교수는 그러나 ”재발한 자궁내막암 환자나 진행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은 세포독성항암제나 호르몬 치료 같은 2차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률이 좋지 않아 5년 생존율이 20% 미만이며, 효과는 적은데 독성도 높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김 교수는 재발·전이성 자궁내막암 치료에서 이같은 미충족 수요를 해결해줄 효과적인 치료옵션으로 GSK의 면역항암제 ‘젬퍼리’를 꼽았다.
젬퍼리, 객관적 반응률 45.5% 달해…12월 1일부터 건보 적용
젬퍼리는 PD-1을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로, T세포 표면의 PD-1 수용체와 결합해 암세포의 PD-L1(Programmed Death Ligand 1) 또는 PD-L2(Programmed Death Ligand 2) 사이의 결합을 방해함으로써 항종양 면역을 활성화한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재발·전이성 불일치 복구결함 또는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DNA 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 이하 dMMR/MSI-H) 자궁내막암이 있는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또한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dMMR/MSI-H 재발·전이성 자궁내막암 환자군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됐다.
한국GSK 의학부 배민지 이사는 ”젬퍼리는 dMMR/MSI-H 재발성·전이성 자궁내막암 2차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면역항암제 단일요법의 최대 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급여를 적용받게 됐다“며 ”dMMR/MSI-H 자궁내막암 환자 143명을 대상으로 한 GARNET 연구에서 추적 기간 중앙값 27.6개월 동안 45.5%의 객관적 반응률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배 이사에 따르면 완전 반응(CR)을 보인 환자는 16.1%, 부분 반응(PR)을 보인 환자는 29.4%였으며, 치료 반응을 보인 환자 중 12개월, 24개월 시점에 치료 반응이 지속된 비율은 각각 93.3%, 83.7%에 달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설사(16.3%), 무기력증(15.7%), 피로감(13.7%) 등이다.
한편, GSK는 향후 적응증 확대 등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젬퍼리가 쓰여질 수 있도록 치료 접근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GSK 항암제사업부 총괄 양유진 상무는 “이번 급여 출시로 젬퍼리는 자궁내막암을 넘어 부인암 전체에서 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한 최초의 면역항암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며 “소외 암종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국내 허가 1년 만에 급여권 내에서 새롭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급여 확대 계획에 대해서는 “이제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만큼 당분간은 여기에 집중하겠지만 본사 차원에서도 적응증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며 “한국GSK는 앞으로도 소외 암종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강화하며 보다 많은 국내 환자에게 임상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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