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오종진 교수에게 듣는 '방광암'
소변을 봤을 때 눈에 확 띄는 피(육안적 혈뇨)가 보인다면 꼭 의심해봐야 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방광암'이다. 이때는 결코 혈뇨를 간과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방광내시경을 포함한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오종진 교수는 유튜브 채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방광암의 대표증상이 "혈뇨"라며 "혈뇨의 정도가 방광암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지만 어떤 종류의 혈뇨라도 방광암을 의심해서 방광내시경을 포함한 여러가지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광암의 가장 강력한 발암요인 '흡연'
방광암은 방광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방광의 상피세포(요로상피)에 발생한 요로상피암이 대부분이다. 방광암은 크게 2종으로 분류한다.
오종진 교수는 "근육층을 침범했는지 여부에 따라 비근침윤성 방광암,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나누게 된다"며 "대개는 처음 진단 당시 비근침윤성 방광암이 70%, 근침윤성 방광암이 30%"라고 설명했다.
방광암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모두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가족력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방광암과 관련된 강력한 발암요인은 '흡연'이다. 흡연 이외에 방광암을 유발하는 또다른 위험요인은 각종 화학약품에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경우로 꼽힌다.
오 교수는 "방광암은 남성에서 월등하게 많이 발견된다. 남성에서 방광암의 빈도가 높은 이유는 다른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흡연의 영향"이라며 "최근 들어서 여성 방광암의 빈도가 뚜렷하게 증가되는데 이는 여성 흡연율의 증가와도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변검사에서만 나타나는 혈뇨, 방광암 가능성 낮아
방광암은 '눈에 보이는 혈뇨'가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때로 혈뇨가 매우 미약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방광암일 때는 혈뇨와 함께 통증 등과 같은 방광 자극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오종진 교수는 "일부 방광암은 혈뇨가 매우 미약할 수 있으며 주로 방광의 조직 안쪽으로 침투해 들어간 경우이거나 상피내암의 경우에는 혈뇨가 거의 없거나 혹은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방광의 염증증상이 잘 낫지 않거나 소변볼 때 자극되는 증상이 오래 되면 가까운 비뇨의학과에서 진료받기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혈뇨 없이 건강검진에서만 혈뇨가 나왔을 때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 교수는 "눈으로 직접 보이는 육안적 혈뇨가 아니라 검사에서만 혈뇨가 나타나는 현미경적 혈뇨를 미세혈뇨라고 하는데, 미세혈뇨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모두 병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종진 교수는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도 미세혈뇨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확실한 조치를 받기 위해서는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지만 육안적 혈뇨가 없이 미세혈뇨만 있는 경우에는 병이 없거나 경한 경우가 대부분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건강검진에서 혈뇨가 있다면 추가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오 교수는 "남성의 경우에는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미세혈뇨) 원인으로는 염증, 결석, 종양 등의 질환들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시경수술로 암 절제 뒤 최종 진단…근육층 침범 땐 방광적출술도
방광암이 의심될 때 핵심적인 검사는 방광내시경이다. 오종진 교수는 "방광종양을 직관적으로 확인하는 방광내시경 검사는 이때만이 아니라 추후 방광종양 재발 등의 판정에서도 하게 된다"며 "그 외에 소변검사를 하게 되며 종양의 범위와 전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CT, MRI 등 영상검사를 함께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방광내시경검사가 굉장히 불편감이 심한 검사로 알려져 꺼리는 사람도 있는데, 최근에는 불편감을 줄인 검사기기가 도입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 교수는 "방광내시경을 할 때 부드러운 굴곡형내시경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서 예전보다 많이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방광암이 의심되면 꼭 검사를 받아보길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방광암은 다른 암과 같이 수술이 보통 일차적 치료법으로 꼽히는데, 첫 번째로 받아야 할 치료는 내시경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이다. 오종진 교수는 "보통 30분 이내 진행되는 수술이며 빨리 끝나는 수술은 5분 이내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로 종양을 모두 절제하면서 조직검사를 하는데, 결과는 5~6일이 지나야 나오고 이때 '내 방광암'의 특성이 담기 최종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이 최종 진단에 따라 방광적출술 등 향후 치료법이 결정된다.
오 교수는 "내시경으로 방광종양을 모두 제거한 이후에는 종양의 등급이 높고 기질층의 침범이 있는 경우에는 방광 내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며 "현재 방광을 절제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종양만 제거하는 수술을 했기 때문에 방광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종양의 재발과 진행을 막기 위해서 방광 안에 여러가지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이러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다면 결국 방광적출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은 그나마 예후가 괜찮은 편이지만, 근침윤성 방광암이라면 예후가 좋지 않다. 오종진 교수는 "이 경우엔 대부분 방광적출술을 하게 되는데, 적출술을 해도 5년 내 재발되는 경우가 30~50% 정도로 알려진 악성도가 매우 높은 암"이라며 "때문에 수술 전 항암치료를 4회 정도 시행하고 수술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실제로 항암치료를 시행한 환자들은 생존율이 높게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악성암인 방광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예방이다. 오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방광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데 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물론 혈뇨가 있었다면 정밀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이 치료와 예방의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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