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더 심해지는 ‘삼차신경통’…초기 치료에 ‘미세혈관감압술’ 주효
# 50대 직장인 안모 씨는 최근 오른쪽 볼과 턱에 전기가 관통하는 듯한 찌릿한 격통을 자주 경험했다. 통증은 양치하거나 음식 먹을 때 더 심하게 나타났다. 안 씨는 치통으로 여겨 치과를 찾았지만 치아에는 이상이 없었다. 안 씨는 치과 의사의 권유에 따라 신경외과를 찾아 이름도 다소 생소한 ‘삼차신경통’ 진단을 받았다.
신경계는 몸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말초신경을 통해 신체 내‧외부 자극을 감지하고, 뇌가 인지하도록 돕는다. 신경이 압박을 받거나 손상을 입으면, 일상 활동에서도 잘못된 통증 신호가 생긴다. 이 통증이 바로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신경통이다.
‘삼차신경통’은 안면부에 생긴 신경통이다. 얼굴 부위에 분포하는 ‘제5 뇌신경’은 감각 신경 뿌리가 세 갈래로 나뉘어져 ‘삼차신경’(trigeminal nerve)으로도 불린다. 이 삼차신경이 동맥‧ 정맥 등 주변 혈관에 의해 압박을 받으면 삼차신경통이 발생한다.
드물게 뇌종양이나 뇌동맥류 질환으로 생긴 신경 손상이 삼차신경통의 원인인 경우도 있다. 주로 얼굴 우측 부위에 더 많이 나타난다는 특징을 보인다. 감각신경이 차가운 자극을 감지하고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겨울철에 발병 빈도가 높다.
삼차신경통은 턱과 입 주변에서 감각과 씹는 기능을 관장하는 아래턱 신경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때 볼‧치아와 턱 부근에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강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10만 명당 4~5명꼴로 생겨 흔히 보기 어려운 질환이다. 부위 탓에 치통으로 혼동하기 쉽다. 이 탓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엉뚱한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
삼차신경통은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삼차신경통은 출산이나 심한 전기 쇼크 등에 비교될 만큼 통증 자체도 심해 격렬하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심하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통증을 겪는 등 통증 기간과 양상 역시 일정치 않아 통증이 언제 나타날지 예측도 어렵다.
양치‧대화와 식사‧면도‧흡연 등 사소한 행동이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증상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적절한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삼차신경통의 원인 자체가 신경의 이상은 아니지만, 압박받는 과정이 계속되면 신경 손상이 일어날 위험이 커져 정밀 진단과 초기 치료가 중요한 것이다.
치료는 우선 진통제와 항경련제 등 약물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를 한다. 재발이 잦거나 통증이 심하고, 장기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 요법인 ‘미세혈관감압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신경과 이를 압박하는 혈관을 분리해 통증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신경외과 치료술이다. 귀 뒷부분을 4~5㎝ 정도 절개하고, 문제가 되는 신경과 혈관을 분리한 뒤 완충제 역할을 하는 ‘테프론’을 삽입해 혈관 박동 전달을 막는다.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시행된 수술로 완치율이 높다. 최근 뇌 MRI를 통한 정밀한 모니터링과 고도화된 수술 기법을 적용하는 만큼 수술 예후가 더 좋아지고 있다. 고어텍스 밴드와 브레인겔을 이용해 분리된 신경과 뇌혈관을 탄탄하게 고정하면 수술 후 재발을 더 확실하게 막는 데 도움을 준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신경외과 전문의) 대표원장은 “미세감압술로 삼차신경통을 비롯한 설인신경통과 안면경련 등 안면신경 질환을 치료했고, 환자 90% 이상이 완치한 것을 확인했다”며 “정밀한 술기가 필수인 수술인 만큼 풍부한 삼차신경통 수술 경험과 다양한 진료 경력을 갖춘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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