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현우 교수팀, ‘호중구 세포외 덫’ 영향 분석

만성 부비동염은 전 세계 인구 10% 정도가 가지고 있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코막힘콧물과 얼굴 통증, 후각 감퇴 등이다. 부비동염 환자는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호소한다. 부비동염은 약물과 수술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이 크다.

부비동염은 코폴립 존재 여부에 따라 구분한다. 서양인은 주로 호산구성으로 나타나는 것에 비해 동양인의 경우 호중구성을 많이 보인다. 이전에는 호산구성 만성 부비동염 관련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상대적으로 호중구가 만성 부비동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와 관련, 최근 국내 연구진 호중구 세포외 덫이 기저세포를 증식시켜 만성 부비동염 발생과 악화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팀(임수하 박사과정)은 내시경 부비동 수술을 받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를 대상으로 코 조직과 콧물에서 ‘호중구 세포외 덫’의 발견 빈도와 기저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호중구 세포외 덫은 세포사멸 과정에서 방출되는 세포 내 성분이다. 과도하게 방출되면 세포 손상이나 염증세포 증식을 일으킨다. 만성 부비동염 또는 폐쇄성 폐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능적 내시경 부비동 수술을 받은 45명의 만성 부비동염 환자를 대상으로 코 조직과 콧물, 비강 상피세포, 기저세포에서 호중구 세포외 덫이 얼마나 발견되는지 확인했다.

연구 결과, 정상군에 비해 코폴립이 있는 만성 부비동염 환자군의 코조직에서 호중구 세포외 덫이 10배 이상 관찰됐다. 대부분 비강 상피세포층 부근에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호중구 세포외 덫이 많은 부위에 상피세포가 두꺼워져 있었다.

호중구 세포외 덫이 기저세포 과증식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한 연구팀은 정상인 코조직에서 상피세포를 분리분화시킨 후 호중구 세포외 덫을 처리해 기저세포 수의 변화를 확인했다.

확인 결과, ‘호중구 세포외 덫은 비강상피세포 내 기저세포의 과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중구 세포외 덫과 기저세포의 수와 층이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기저세포의 과증식은 만성 부비동염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호중구 세포외 덫억제제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호중구성 코폴립 쥐 모델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호중구 세포외 덫억제제는 코폴립 개수 감소와 염증, 상피세포 증식 완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호중구 세포외 덫은 체내를 보호하는 비강상피세포 내 기저세포 과형성을 유도하고, ‘호중구 세포외 덫을 억제하면 비강상피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호중구가 많이 침윤해 있는 동양인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과 신약 후보 물질을 제안해 효과적인 치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 연구 사업기초연구실 지원 사업’, 그리고 서울대병원의 중점 연구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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