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표 추정 전공의 "독대 내용 논의 없이 발표" 지적
전 소속병원, 성함 기입 요구…"대전협 전체방에 탄핵안 발의"

대한전공의협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전공의와 대화' 현장에서 대기 중인 박단 회장 모습. ⓒ청년의사
대한전공의협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전공의와 대화' 현장에서 대기 중인 박단 회장 모습. ⓒ청년의사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는 성명서가 나왔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독대해 전공의 처우개선 및 의료 현안에 대해 원점부터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대 이후에는 개인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회의와 관련된 공지 등 특별한 입장은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다.

같은 날 한 의사 전용 커뮤니티에는 병원 대표로 추정되는 전공의가 올린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 회장 탄핵 성명서’가 올라왔다.

본인을 병원 대표라고 소개한 전공의 A씨는 박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독대가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과도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A씨는 “4일 박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독대한다는 것을 비대위와 논의 후 약속 2시간 전에 대전협 전체방에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최종 결정을 전체 투표로 진행한다고 했다”며 “그러나 이는 비대위 내에서만 상의됐을 뿐 병원 대표와 사전에 총회·투표 방식으로 합의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에 공지 받지 못한 1만여명의 사직 전공의들은 비대위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에 대해 분노와 무력감, 불안에 휩싸였다”며 “이는 지난 2020년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전 회장의 졸속 합의에 따른 트라우마 때문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상기시켰다”고 했다.

A씨는 “박 비대위원장은 면담 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는 짧은 문구를 발표한 이후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며 “최종 결정을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했으면서 어떤 투표인지 알려주지도 않고 있다. 이는 명백히 전공의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비대위원장이 향후에도 중요한 결정 등을 전공의들에게 사전에 공지하지 않고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의 개인 신상은 밝히지 않았다.

A씨는 “오늘(4일)은 대통령이 합의에 응하지 않아 파국에 이르지 않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오늘과 같이 사직 전공의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항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박 비대위원장의 탄핵안을 올리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병원 대표 중 한 사람으로, 현재로서는 대전협 대의원방에 탄핵안을 올려도 박 비대위원장의 세력이 많아 통과되기 어렵다”며 “그러나 사직 전공의들 다수가 찬성한다면 그것을 명분으로 대전협 전체방에 탄핵안을 발의하겠다. 신상을 밝힐 수 없는 점은 양해 부탁한다”고 말했다.

A씨는 성명문에 구글 폼을 첨부하고 “탄핵에 동의하는 분들은 전 소속병원과 실명을 기입하고 각 병원 단톡방에도 널리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