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공식 입장 밝히지 않아…섣불리 의견 낼 수 없어”
전국의대교수 비대위, 5일 5차 총회…향후 방안 논의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면담 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사직서 제출 등 단체행동에 나선 의과대학 교수들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135분 가량 대화를 나눈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린 채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의대 교수들이 지속적으로 전공의들과 접촉을 시도해 보고 있지만 연락이 닿았다는 소식도 아직까진 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교수사회 안에서도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깜짝 만남에 대한 평도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병원 A교수는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겉으로 드러난 메시지는 한 줄 실망스럽다는 평 말고는 없다”며 “어제부터 연락해 보고 있지만 굉장히 예민한 시기라 일부러 연락을 끊고 있는 것 같다. 교수들이 액션을 취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A교수는 “일선 교수들은 답답한 상황에서 선거 전날 (면담을) 해야 했느냐, 이용만 당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얻어낸 게 없다면 (선거 국면에서) 이용당한 셈이 되는 것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전공의들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교수들이 섣불리 의견을 낼 순 없다”며 “일단 이번 면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내용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의대 교수 단체들도 대전협 공식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의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저녁 7시부터 5차 총회를 개최하고 추후 방안 모색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정부가 요구한 “의료계 통일된 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통령 대국민 담화 이후 “확실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 의료계 통일된 안”을 제안해 논의하자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의료계 의견을 모아가더라도 정부가 납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계는 물론 정부 관계자 등이 포함된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게 비대위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전협에서 공식적인 입장 발표에 따라 추후 행동 방침을 조정해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의료현장에서 환자 보는 일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단 의대별 근무환경을 점검하고 교수 번 아웃을 막기 위한 조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