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스카이리치’ 허가…약물·광선 요법 호전되지 않을 경우 고려
고대구로병원 백유상 교수 “효과, 안전성 물론 편의성 높이는 약제”
“효과 좋은 약 두고도 경제적 문제로 치료 포기…희귀질환 재신청”
악화와 호전, 그리고 재발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손발바닥 농포증 치료에 옵션이 하나 더 생기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 제고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의료 현장에서는 손발바닥 농포증이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지 않아 환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효과 좋은 약을 두고도 쓰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백유상 교수는 지난 22일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열린 건선성 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의 손발바닥 농포증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손발바닥 농포증(PPP) 치료의 최신 지견 및 건선성질환 치료에 있어 스카이리치의 임상적 의의’에 대해 발표했다.
삶의 질 떨어뜨리는 '손발바닥 농포증'은 어떤 질환?
백유상 교수에 따르면 손발바닥 농포증은 손발가락이나 손발바닥에 발진, 물집, 붉은 반점과 함께 무균성의 고름이 나타나고 극심한 가려움증과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유전자 이상, 담배, 감염 등이 주요한 환경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병변은 일반적으로 손발바닥에 제한되지만 때로는 손발톱 등 손발바닥 이외의도 전신에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농포성 관절골염(PAO)이 관절 동반질환으로 나타나 흉골과 쇄골 부위에 염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국내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약 1만명으로,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0.02%에 못 미친다. 인구학적으로 유사한 일본은 전체 인구의 0.12%(약 15만명)이 손발바닥 농포증을 진단받았다. 건선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많은 데 반해 손발바닥 농포증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편이다. 연령별로는 50~60대가 가장 많다.
질환은 몇 년이나 수십 년 동안 지속되며 증상이 악화되고 부분적으로 호전되는 기간이 자주 발생하며, 대개의 경우 중증도는 시간이 지나도 완화되지 않는다.
이에 손발바닥 농포증이 사회적 기능 저하 점수에 있어서는 건선보다 낮게 나타난다는 것이 백 교수의 설명이다.
일반인들에 비해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향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안전하고 효과 좋은 생물학적제제 등장에 기대↑
치료법으로는 스테로이드 등 국소 약물요법과 광선요법, 전신 경구제 등이 있으며, 이러한 치료법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생물학제제를 이용한 치료법은 특정 면역 물질의 활동을 차단하거나 억제하는 약제로 고전적인 치료법인 전신 약물이나 광선 치료에 충분히 호전되지 않았던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제는 얀센의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가 유일하다.
그러나 최근 애브비의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으면서 손발바닥 농포증 치료에 옵션을 하나더 추가하게 됐다.
스카이리치는 기존에 판상 건선, 건선성관절염, 손발바닥 농포증 등 건선성 질환을 포함해 현재까지 4개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가진 IL-23 계열의 생물학제제로, 0주와 4주, 그 이후 12주 간격으로 연간 총 4회 투여한다. 중등도에서 중증의 손발바닥 농포증 성인 환자 대상의 3상 JumPPP 임상연구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백 교수는 스카이리치의 임상적 역할을 소개하며 “건선성 질환 치료에서 유의미한 효과와 연 4회라는 편의성까지 갖춘 스카이리치가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며 “의료진 입장에서도 치료 옵션은 많을수록 좋다. 환자마다 치료가 잘 되는 약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백 교수는 “손발바닥 농포증의 경우 국내 환자수가 1만명에 불과한 희귀질환임에도 산정특례 대상질환으로 지정을 받지 못해 약값 부담이 높은 편”이라며 “일부 환자들은 약값 부담으로 생물학적제제 이전 치료법으로 돌아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효과가 좋은 약이 있음에도 경제적인 부담으로 새로운 치료법은 포기하고 있는 것.
백 교수는 “지난해 대한건선학회가 손발바닥 농포증을 희귀질환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학회에서도 희귀질환 지정을 재신청한 상태”라며 “하루빨리 희귀질환으로 지정돼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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