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질환 발생 2배…약물 오남용·우울증 등 발생 위험 3~4배

췌장에서 인슐린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자가면역질환인 '1형 당뇨' 성인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 효과로 정신건강에 상당히 위협을 받고 있어 사회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치료체계 개선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 의료진들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췌장에서 인슐린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자가면역질환인 '1형 당뇨' 성인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 효과로 정신건강에 상당히 위협을 받고 있어 사회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치료체계 개선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 의료진들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췌장에서 인슐린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자가면역질환인 '1형 당뇨' 성인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 효과로 정신건강에 상당히 위협을 받고 있어 사회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치료체계 개선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 의료진들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 조사에서 1형 당뇨에 대한 인식은 낙인 점수(stigma score, 점수가 높을수록 낙인 수준이 높음)로 59점이다. 호주 53점, 터키 47점, 덴마크 43점보다 높다. 이러한 사회 인식은 1형 당뇨 환자들의 치료와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섭식장애, 우울증, 불안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1형 당뇨 환자들은 혈당 조절이 더 힘들다. 그럼에도 1형 당뇨 성인 환자 76%는 정신건강 관련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보고된 바 있다.

그렇다면 1형 당뇨 성인 환자는 얼마나 정신질환에 취약할까?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내분비내과 김재현∙김규리 교수 연구팀이 2009년 1월에서 2020년 12월 사이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토대로 성인이 된 후 1형 당뇨로 진단된 환자 1만391명과 일반인 5만1,995명을 평균 7.94년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 성인이 된 후 1형 당뇨로 진단된 환자들과 일반인의 정신건강질환 발생률은 각각 1000인년(1인 1년간의 관찰량을 1인년으로 함) 당 66명, 29명으로 1형 당뇨 성인 환자들이 2배 이상 더 높았다고 29일 밝혔다.

하위 분석에서 질환별 위험을 비교한 결과, 성인이 된 후 1형 당뇨로 진단된 환자들이 일반인 보다 음주 및 약물 오남용은 4배, 우울증 3배, 성격 및 행동 장애 2.6배, 기분 장애와 섭식 장애 2.5배, 불안 및 스트레스 장애 1.9배로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김재현 교수는 “1형 당뇨 성인 환자들이 힘든 치료 과정 속에서 정신적으로도 건강을 잃어가는 모습을 볼 때면 항상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사실 하이브리드 폐루프 시스템과 같이 외부 노출 없이 혈당 모니터링과 인슐린 주사가 가능한 치료도 있지만 모든 당뇨 환자들이 할 수 있는 치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가격이 비싸고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사회적 인식 오류와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1형 성인 당뇨 환자들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때인 것이다.

더구나 자가면역질환인 1형 당뇨는 나이 불문하고 진단될 수 있는 질환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840만명 이상이란 보고가 있다. 2040년에는 1,350만~1,740만명 사이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 평가에서는 1형 당뇨 환자의 42%가 31~60세로, 그만큼 성인 환자 관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김 교수는 “이러한 기술들이 사실 정신건강 질환을 앓고 있는 1형 당뇨 환자에게 특히 필요하다”며 “하루 빨리 사회적 인식과 치료 시스템이 개선되어 1형 당뇨 성인 환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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