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고혈압…심장‧뇌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
‘고혈압’은 말그래도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경우다. 혈관(동맥)에 피가 잘 흐르려면 일정한 압력이 필요하다. 이때 압력이 정상보다 높으면 문제가 생긴다.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이유
마치 고무호스처럼 탄력있는 정상 혈관이 고혈압에 계속 노출되면 혈관벽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되고, 높은 혈압은 심장에도 부담을 준다.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 상태로 진행한다.
높은 압력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3대 사망 원인에 해당하는 심장‧뇌혈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고혈압은 평소 별 증상이 없다가도 동맥경화로 인해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이 생겨 자칫 목숨이 위험할 수 있어 고혈압을 가리켜 ‘침묵의 살인자’로 부르는 이유다.
매년 약 1,000만 명 정도가 고혈압으로 죽음을 맞는다. 세계 의학 학술지가 204개 국가를 대상으로 286가지 사망 원인과 87개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 세계 사망 기여도 1위 질환은 고혈압이었다.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기간이 오래되면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올라가는 만큼 젊어도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한편 국내 20세 이상 성인 10명 가운데 3명은 고혈압 환자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혈압이 높은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은 잴 때마다 다를 수 있어…여러번 측정이 정답
혈압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다. 잴 때마다 다르고, 하루 중에도 재는 시간에 따라 다르다. 또는 날씨와 음주‧흡연‧스트레스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계속 변한다. 심지어 평소에 문제없다가 병원만 가면 혈압이 상승하는 ‘백의고혈압’도 있다.
반대로 병원 밖에서는 혈압이 높게 나오지만, 진료실에서는 정상으로 측정되는 ‘가면고혈압’도 있다. 혈압은 한 장소에서만 재거나 가끔 재는 혈압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것이다.
자신의 혈압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여러 번 측정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가정에 혈압계를 두고 자주 측정하는 것이 좋다. 여건이 되지 않으면 외출하고, 여러 장소에 비치된 혈압계로 틈틈이 재보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지하철 역사와 버스 정류장에도 설치된 곳이 있어 대중교통을 기다리면서 5분 정도 휴식 후에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
젊어도 가족 가운데 고혈압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위험 또는 혈압이 높으면 일정한 시간을 두고 적어도 한 번 이상 추가로 혈압을 측정한 결과에서 계속 135/85mmHg 이상 유지된다면 근처 병원 또는 보건소를 찾아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혈압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물치료보다 생활 습관 개선이 더 중요하다. 생활요법을 통해 약 복용량과 개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치료는 생활요법에 추가되는 치료로 추가적인 강압 효과를 얻는 것이다.
고혈압의 예방은 적극적 유산소 운동, 건강한 식단(저염식, 육류를 피하고 야채 위주), 체중감량, 금연, 절주 등 건강한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가능하다. 젊은 층은 특히 고혈압 및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를 가진 경우 더욱 고혈압에 대한 관심과 주기적인 측정, 그리고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손일석 교수는 “실제 진료 보던 환자 가운데 담배를 끊고, 식이‧운동 요법을 통해 건강을 되찾아 혈압약 복용을 중단하고서도 130/80mmHg 정도로 혈압을 잘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며 “고혈압 위험인자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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