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로 증상 조절, 일상생활 문제없어…편견에도 당당해야
“소아뇌전증 잘 아시는 맘님 계실까요? 뇌전증이라니 너무 무섭고 눈물만 납니다.”
육아 커뮤니티에는 ‘소아뇌전증’에 대한 두려움과 조언을 호소하는 간절한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하지만 소아뇌전증은 큰 걱정과 달리 약물치료로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다.
‘뇌전증’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2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발작‧경련을 반복한다. 소아기에 이 같은 증상이 생기면 ‘소아뇌전증’이라고 한다. 염색체 또는 유전자 이상, 선천적 뇌 구조 이상, 뇌종양, 뇌혈관 이상, 중추신경계 감염으로 발병할 수 있다. 하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특발성 뇌전증이 30% 이상 차지한다.
발열에 의한 열성경련과 뇌전증은 달라
많은 부모는 발열로 인한 열성경련을 뇌전증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사실 열성경련은 뇌전증이 아니다. 열성경련은 생후 6개월에서 1~6세 사이 소아가 38℃ 이상 발열로 인해 전신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열성경련은 전체 소아 2~5%에서 나타난다. 만 5세 이후엔 거의 소실된다. 다만, 국소 부분 발작이나 15분 이상 지속 또는 24시간 이내 2회 이상 발작으로 정의되는 ‘복합열성경련’은 뇌전증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드물게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대발작‧소발작 양상 서로 달라…멍하게 의식 없이 서 있기도
뇌전증 발작은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많이 잘 알려진 대발작은 의식 없이 몸에 힘이 들어가 전신이 뻣뻣해지면서 규칙적으로 온몸을 떠는 증상을 보인다. 소발작은 멍하게 의식 없이 서 있기도 하고, 일부 발작은 갑자기 몸에 힘이 풀리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한다.
아이가 대발작 증상을 보이면 우선 평평한 곳에 눕히고 가래나 침‧토 같은 분비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려준다. 혀가 말렸다거나 숨을 못 쉰다고 생각해서 입안으로 손가락을 넣기도 한다. 이때 소아라도 턱 힘이 강하기 때문에 손가락을 다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발작은 대부분 1~2분 이내 멈춘다. 5분 이상 지속 되면 병원 응급실 내원을 고려한다. 팔다리를 주무르거나 바늘로 손발을 따는 등의 요법은 증상 완화에 효과가 없다.
약물치료로 70~80% 일상생활 불편 없이 지낼 수 있어
특정한 소아뇌전증은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기도 한다. 발작 증상이 빈번하지 않다면 경과를 관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제한된 경우로 치료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하다.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항경련제 복용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대체로 70~80% 이상은 1~2가지 약제 사용으로 경련이 조절되고,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3가지 이상 약제로 2년 이상 치료해도 잘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은 경련‧발작 증상을 억제하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케톤생성 식이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미주신경자극술과 뇌전증 수술 등 수술 요법도 있다.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심영규 교수는 “소아뇌전증은 우울증이나 다른 심리적인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치료 못지않게 심리상태에 대한 관찰도 필요하다. 사회적 편견과 오해로 환자 스스로 병을 숨기거나 부당한 차별을 받기도 한다”며 “뇌전증이 있는 사람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만큼 고혈압‧당뇨와 마찬가지로 증상을 잘 조절하면서 함께 사회를 이루어나가는 구성원이라는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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