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간질환 PFIC에 관심 쏟아진 유럽소아소화기영양학회
각국 전문가들, 조기진단·조기치료 시 질환 경과 개선 강조

생후 14일 이상 신생아가 황달이나 흰색 변을 본다면 담즙 정체성 간 질환인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 정체증(PFIC)'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 정체증(PFIC)은 간에 담즙이 쌓이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신생아와 유아에게 특히 공격적일 수 있다. PFIC을 치료하지 않으면 말기 간부전을 초래할 수 있으며 간 이식이 필요하게 된다. 견딜 수 없는 가려움인 소양증은 PFIC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심한 경우 영구적 피부 훼손, 수면 부족, 짜증, 주의력 저하, 그리고 아이의 학습 부진을 초래하게 된다.

하지만 빠르게 진단돼 조기에 치료할 경우 진행을 늦추며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56차 유럽소아소화기영양학회(ESPGHAN, European Society for Paediatric Gastroenterology, Hepatology and Nutrition) 총회에서 전문가들은 PFIC 질환에 관심을 보이며 희귀질환 진단 및 관리를 위한 기준을 공유했다.

ESPGHAN 2024 연례회의 기념, Ipsen이 제작한 PFIC 질환 인식 제고 영상에 유럽 소아 소화기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출처-입센 글로벌 홈페이지)
ESPGHAN 2024 연례회의 기념, Ipsen이 제작한 PFIC 질환 인식 제고 영상에 유럽 소아 소화기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출처-입센 글로벌 홈페이지)

소양증, 과민성, 황달을 보인다면 PFIC 의심?

PFIC은 관리되지 않으면 간 손상이 계속될 수 있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조기 진단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번 ESPGHAN에서 간 전문가들은 황달, 심한 가려움, 성장 부진, 과민증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모든 어린이에게 PFIC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기 진단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MU 뮌헨대학병원 소속 폰 하우너 어린이 병원 교수는 "PFIC과 같은 희귀질환의 진단 과정에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부모들은 이미 어린 아이들이 무언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부모들은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 황달일수도 있다는 것, 아이들이 극심한 가려움을 시달리고 심하게 짜증을 낸다는 것, 또 잠을 잘 자지 못한다는 것, 다른 아이들처럼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 미리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한 "일단 제대로 진단을 받게 되면 의료진으로부터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정보를 접하게 되고, 또 치료방법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모들도 어려운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며 "그렇다면 부모들은 자신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이의 질환이 무엇인지,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하나하나 알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조기진단 통한 빠른 치료 중요

이에 ESPGHAN 회의에서 전세계 전문가들은 PFIC 진단 및 관리를 위해 황달, 과민성 및 성장 부진의 징후를 보이는 유아는 신속하게 간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불필요한 진단 지연을 피하고, 심한 소양증과 같은 임상 증상을 개선하며, 진행을 늦추어 간 이식까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나 마이어 어린이 대학병원의 소아 간 질환 전문가인 인돌피 교수는 "여러 수치상으로 PFIC 어린이 환자들이 더 나쁜 예후를 보일 수 있지만,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그리고 조기 관리가 이뤄진다면 장기간 질환 경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빠르게 진단을 받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LMU 뮌헨대학병원 소속 폰 하우너 어린이 병원 교수는 "PFIC은 소아과, 산부인과,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이 담즙 정체성 간 질환에 대해, 황달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후 14일 이상의 신생아에게서 황달이나 흰색 변을 보는 아이가 있다면 담즙 정체성 간 질환의 진단을 위해 간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했다. 

하우너 교수는 또 "ESPGHAN, 유럽소아소화기학회에서 제공하는 매우 좋은 지침이 있는데, 이 지침에 따라 담즙 정체성 간 질환을 조기에 진단한다면 환자의 동반 질환이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최대한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FIC은 대체로 소아 희귀 간 질환으로 분류되지만, 성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PFIC의 한 형태로서 나타나는 증상이, 간을 통한 담즙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과 비슷한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을 어렵게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담즙 정체 상태를 관찰할 때 PFIC의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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