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 인터뷰]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오도연 교수
"글로벌 담도암 임상에서 3년 OS 확인은 전에 없던 일"
3년 전체생존율, 대조군보다 임핀지 병용군서 2배 높아
치료 예후가 나쁘기로 악명 높은 진행성 담도암 치료에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해 생존율 개선을 입증하며 글로벌 표준 치료법으로 인정 받았다.
특히 면역항암제 최초로 담도암 치료에 허가 받은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젬시타빈/시스플라틴, 이하 젬시스)' 병용요법은 국내 연구자인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오도연 교수가 허가 임상시험(TOPAZ-1 연구)의 책임연구자로 역임해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TOPAZ-1 연구의 3년차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데이터가 발표돼 또 한번 전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진행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3년 OS를 평가한 경우는 해당 연구가 최초이기 때문.
지난 4월 18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된 담관암재단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임핀지 병용요법군의 3년 OS는 14.6%로 대조군(6.9%)과 비교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41.3개월 시점에 임핀지 병용요법은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26% 감소시켰다.
이처럼 임핀지 병용요법은 담도암 치료 분야에 연이어 '최초'를 갱신하며 유수의 가이드라인에서도 권고되는 1차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2022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후 현재까지도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정작 국내 환자들은 치료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오도연 교수를 만나 최근 업데이트된 TOPAZ-1 연구의 3년 생존율 결과가 시사하는 바와 임핀지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살펴보고, 국내 담도암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조명해 봤다.
- 최근 발표된 TOPAZ-1 연구의 3년 생존율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진행성 담도암 영역에서 3년 전체생존율(OS)를 확인한 글로벌 대규모 임상이 없었다. 담도암의 예후가 워낙 좋지 않다 보니 3년이라는 장기 생존기간이 논의조차 될 수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3년 OS를 확인했다는 것 자체로 유의미한 임상적 가치를 가진다.
임핀지 병용요법의 3년차 OS는 14.6%로, 기존 표준요법의 6.9% 대비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가장 주목할 점은 치료가 지속될수록 임핀지 병용요법의 사망 위험 감소 혜택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최초 분석에서 임핀지 병용요법은 기존 표준요법 대비 20%의 사망 위험 감소를 확인했고, 6개월 추가 후속 연구 분석에서는 24%, 3년 시점에서는 26%까지 그 감소 혜택이 확인됐다. 즉, 장기 추적관찰을 진행해 데이터가 성숙될수록 임상적 혜택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 최근 임핀지 외에 국내에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진행성 담도암 1차 치료에 허가를 받았다. 두 면역항암제 간의 데이터 차이가 존재하는지,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KEYNOTE-966 연구를 통해 기존 표준요법 대비 17%의 사망 위험 감소를 확인했고, 추가적으로 경과 관찰을 한 분석에서는 사망 위험 감소가 16%로 나타났다. 반면, 임핀지 병용요법은 임상시험을 추적관찰 할수록 사망 위험 감소 혜택이 점점 커져, 3년 시점에 26%의 사망 위험 감소를 확인했다.
이 같은 차이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참여 환자들의 기저 특성과 약제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두 연구를 통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만 사용하는 것에 비해 '임핀지',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를 추가해 사용하는 것이 분명히 환자의 생존기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 국내 담도암 환자들의 치료 급여 현황은 어떠한가. 올해 3월부터 '임핀지'는 전액본인부담(100/100)으로 하되, 함께 쓰는 '젬시스'에 대해선 보험급여가 적용(5/100)되는 것으로 개정됐는데, 치료 환경은 좀 나아졌는지.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급여가 적용된다 해도 임핀지의 약가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현재는 사보험이나 제약사에서 운영하는 환급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 환자에 한해서만 임핀지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어 제약이 많은 편이다.
- 정부가 임핀지 병용요법의 급여 심사 시 TOPAZ-1 연구의 OS 중앙값만을 놓고 그 혜택을 과소평가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일반적으로 면역항암제를 이용한 임상시험에서는 면역항암제를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에 추가했을 때 그 효과가 천천히 뒤늦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 실제 생존 곡선의 차이가 뒤늦게 벌어지는 'Delayed separation(지연 효과)' 현상이 흔하다. 따라서 면역항암제의 효과는 단순한 중앙 생존값 하나를 얼마나 개선시켰는지가 아니라, 전체적인 사망의 위험도를 얼마나 낮추었는지를 중심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임핀지 병용요법은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했고, 장기적인 추적관찰 연구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망 위험 감소 혜택이 점점 커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때문에 국내 담도암 환자들 역시 보험급여를 통해 그 혜택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