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핀지, 담도암 1차 치료제로 급여 요청하는 국민동원청원 제기
"한달 1천만원 치료비 부담…치료 포기하지 않게 해주세요" 호소
면역항암제 임핀지가 담도암 1차 치료제로의 급여 재도전에 나선 가운데 간내담도암을 앓고 있는 어느 환자의 자녀가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임핀지를 급여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3일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담도암 면역항암제 임핀지 신속 급여를 요청하는 청원 글이 게재됐다. 이 청원은 24일 오후 9시 현재 3,116명의 동의를 받았다.
간내담도암을 앓고 있는 55세 환자의 딸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 1월, 어머니께서 갑작스러운 복통을 호소하셨고, 응급실 진료비 걱정에 밤새 통증을 참으셨는데 다음날 동네의원에서 간암 의심 소견을 받고, 급히 대형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간내담도암 4기와 뼈 전이를 진단받았고, 9cm 크기의 종양까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여명이 8개월 밖에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임핀지라는 면역항암제를 알게 됐고 기존 항암요법에 임핀지를 추가하면 2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는 그는 "한달에 1,000만원의 치료비는 부담"이라며 "평생 후회하지 않기 위해 실비보험을 기반으로 치료를 시작했지만 한도가 소진돼 더 이상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임핀지는 국내 연구에서 기존 항암요법에 비해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시킨 항암제로, 어머니는 그 효과를 직접 증명하고 계신다"면서 "하지만 많은 담도암 환우들은 경제적 이유로 임핀지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며, 실비보험이 없는 환자들은 여전히 오래된 항암제를 사용하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담도암은 한국에서 특히 발병률이 높고, 사망률도 높은 질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비 부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2022년 임핀지는 담도암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보험 급여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임핀지가 급여화된다면 저희 어머니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담도암 환자와 가족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는 진행성 담도암 최초의 면역항암제로 세포독성항암제 병용요법(젬시타빈+시스플라틴, 이하 GemCis) 외에 치료 대안이 없었던 담도암에서 12년 만의 신규 치료 옵션으로 등장했다.
3상 연구인 TOPAZ-1 연구에서 임핀지 병용요법은 GemCis 대비 2년 시점 전체생존율을 2배 이상 개선했고, 올해 발표된 3년 전체 생존(OS) 추적 결과에서도 2배 이상의 OS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2022년 말 국내에서 담도암 적응증을 허가 받고서도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됐지만, 화학요법인 GemCis에 한해서만 급여가 인정됐다.
이에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6월 임핀지를 담도암과 간암을 적응증으로 급여 재도전에 나선 상태다. 올해 내 암질심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담도암은 전 세계에서 발생률 2위, 사망률 1위일 정도로 심각한 예후를 보이는 암이다. 그러나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호주 등에서는 허가와 동시에, 혹은 허가 10개월 이내에 급여가 인정된 반면 한국에서는 급여가 지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