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당 1명 발병 '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 
초등학교 입학 전후 근육이 뼈로 바뀌는 희귀병
다치면 급성악화 초래 위험…근육주사도 피해야

갓 태어난 아이의 엄지발가락을 살펴야 할 이유가 있다. 근육이 뼈로 바뀌는 희귀질환 '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FOP)'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갓 태어난 아이의 엄지발가락을 살펴야 할 이유가 있다. 근육이 뼈로 바뀌는 희귀질환 '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FOP)'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갓 태어난 아이의 엄지발가락을 살펴야 할 이유가 있다. 근육이 뼈로 바뀌는 희귀질환 '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FOP·Fibrodysplasia Ossoficans Progressiva)'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조태준 교수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유튜브채널 '엔젤스푼TV'에서 "엄지발가락이 바깥으로 꺾인 무지외반증이 있는데, 태어날 때부터 무지외반증과 흡사한 발가락 기형이 있는 것이 FOP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FOP 조기 발견을 위해 브라질에서는 엄지발가락이 이상한 아기 모두를 의료전문가에게 보내 검사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국내 현실은 어떨까?

조 교수는 "갓난아기 때 이런 발가락이 있을 때 FOP를 생각하면 좋은데, FOP가 굉장히 드문 병이라서 대부분의 의사들이 그것을 잘 모른다"며 "발가락기형으로 FOP를 연관할 수 있는 게 더 많이 알려져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병은 100만명 당 1명 꼴로 발병하는 유전성희귀질환으로, 현재는 거의 대부분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긴다. 병이 진행되면 몸이 돌처럼 굳기 때문에 결혼, 출산을 통해 유전자를 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대체로 건강한 부모에게 태어나기 때문에, 이 병을 의심하기 더 어려운 환경이다. 

조태준 교수는 "이 병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경우가 아주 드문데, 우리나라, 브라질, 미국, 유럽 등 다섯 가족에서 원인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찾아내 FOP 환자들의 DNA 시료에서 검사를 해보니 똑같은 돌연변이 유전자가 발견됐다"며 "그 돌연변이가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살짝 활성화시켜 태어나서 5~6년 자랄 때까지는 괜찮은데, 조금씩 근육이 뼈로 바뀌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근육이 뼈로 변하면서 그 주변의 관절마저 굳게 되는 증상은 보통 초등학교 입학 전이나 저학년 때 서서히 생기기 시작한다. 물론 사람마다 병이 발병하는 시기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발가락 모양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 외에 이 병의 특징이 한 가지 더 있다. 갓난아기 때 두피에 멍울이 생겼다 사라지는 게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아이에게 이 병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다. 

조 교수는 "FOP는 아무런 이유 없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흔한 것이 외부에서 자극을 줘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며 "가장 흔한 게 다치는 것으로, 골절은 말할 것도 없고 타박상, 근육주사를 맞는 것도 자극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병이 있으면 아이가 다치는 것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애늙은이처럼 조심스럽게 생활하도록 부모가 신경써 양육해야 한다. 주사도 근육주사는 피하고, 정맥주사나 피하주사, 피내주사를 맞아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