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전후, '근육' 뼈로 바뀌는 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
증상 발현 24시간 내 '고용량 스테로이드 투여' 근육의 골화 막아
유전자 돌연변이 생기는 '특정 단백질' 활성 차단 약물도 개발 중
무지외반증과 흡사한 엄지발가락 모양을 통해 갓난아기 때 '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FOP·Fibrodysplasia Ossoficans Progressiva)'을 조기 진단하면 근육이 뼈로 바뀌는 유전성 희귀질환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조태준 교수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유튜브채널 '엔젤스푼TV'에서 "첫 증상이 나타나는 게 근육에 염증이 있는 봉와직염과 같이 근육이 붓고 벌겋게 되기도 하고 누르면 아프고 만지면 따듯하고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가 이게 싹 가라앉으면서 뼈로 바뀐다"고 FOP에 대해 설명했다.
보통 초등학교 입학 전후 처음 이같은 증상이 생겼을 때,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24시간 내에만 투여하면 염증을 확 가라앉힐 수 있다. 조태준 교수는 "그러면 근육이 뼈로 변하는 것을 중간에서 차단할 수 있다"며 "그것을 완전히 막지는 못해도 진행을 멈춰서 뼈까지 진행이 안 되는 것이 많이 관찰이 돼왔다"고 말했다.
FOP에 대해 모르면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과 같은 첫 증상이 나타난 뒤 24시간 내 치료 받기 사실상 어렵다. 24시간이 넘어서 오면 고용량 스테로이드치료를 해도 효과는 떨어진다. 조 교수는 "증상이 정점에 달한 다음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써도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병을 모르면 첫 증상 발현 시 오히려 병을 더 악화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조 교수는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FOP인지 대부분 몰라서 항생제를 쓰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하기도 한다. 딱딱하게 굳어지면 수술해서 떼내자고 하기도 한다"며 "FOP라는 것을 알면 그런 증상이 생겼을 때 FOP에 따른 현상이구나, 더 이상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조태준 교수는 "붓고 막 이런 상황에서 마사지나 침을 찌른다거나 해서 더 크게 일을 벌이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다"며 "70% 줄어들어도 30% 움직일 수 있으면 어느 정도 기능을 하는데, 그것을 100% 줄어들게 만들어 놓는 일이 벌어지면 안 되니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OP는 대부분 목 부분부터 나타나고, 등과 같은 중심부에서 점점 바깥쪽으로 퍼져나간다. 어깨, 골반, 무릎, 팔꿈치, 손가락, 발가락 순으로 전신에 퍼져 몸이 다 굳는다. 위로 올라가면 턱이 굳어버리기도 한다.
이 병은 현재 증상이 생긴 뒤 빠른 시간 내 맞받아치듯 투약하는 치료법만 있다. 조 교수는 "이 병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는 단백질이 활성화돼 있는데, 활성을 좀 억제하는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다"며 "임상시험을 이미 시작한 약물이 있고, 앞으로 몇 개가 더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