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층 발생 가능 '희귀질환'
눈 처짐·복시, 초기 가장 흔해…팔·다리 힘 빠지기도
음식 삼키거나 숨쉬기 힘들수도…약물·수술로 치료

눈꺼풀이 처지거나 다리 힘이 약해지면 노화 때문이려니 생각하는데, 자가면역질환인 중증근무력증일 수도 있다. 특히 눈을 치뜨거나 다리를 45도 들어올렸을 때, 의지와 상관없이 눈꺼풀이 점점 내려오거나 다리가 아래로 떨어지면 의심해봐야 한다.  

인하대병원 신경과 권순욱 교수는 질병관리청 '아프지마TV'에서 "중증근무력증은 신경근접합부에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라며 근육이 움직일 때 뇌에서 근육까지 신경 전달이 이뤄지는데, 신경에서 근육으로 넘어갈 때 서로 붙어있지 않은 틈인 '신경근접합부'의 면역계 문제로 발생하는 것이 중증근무력증이라고 설명했다. 

눈꺼풀이 처지거나 다리 힘이 약해지면 노화 때문이려니 생각하는데, 자가면역질환인 중증근무력증일 수도 있다. 특히 눈을 치뜨거나 다리를 45도 들어올렸을 때, 의지와 상관없이 눈꺼풀이 점점 내려오거나 다리가 아래로 떨어지면 의심해봐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눈꺼풀이 처지거나 다리 힘이 약해지면 노화 때문이려니 생각하는데, 자가면역질환인 중증근무력증일 수도 있다. 특히 눈을 치뜨거나 다리를 45도 들어올렸을 때, 의지와 상관없이 눈꺼풀이 점점 내려오거나 다리가 아래로 떨어지면 의심해봐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눈꺼풀 처짐·복시도 휴식 취하면 증상 완화

중증근무력증은 인구 10만명 당 약 5명에게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전연령층에서 나타날 수 있다. 아이를 비롯해 노인까지 근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면역계질환으로 초래되는 것이다. 

이 병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눈과 관련된 증상이다. 권 교수는 "눈꺼풀이 처진다든지 아니면 물체의 상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들이 잘 생길 수 있다"며 "이것은 한쪽 눈에 생기기도 하고 양쪽으로 생길 수도 있고 번갈아 가면서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권순욱 교수는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어서 세수하기 힘들다든지 머리 감기가 힘들거나 아니면 계단 오르기 힘든 증상으로 내원하기도 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아니면 호흡하기 힘든 증상이 생길 수가 있다"고 말했다. 

중증근무력증의 특징은 근육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힘이 더 빠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아침에 일어날 때는 심하지 않았던 눈꺼풀 처짐 증상이 오후가 되면 더 심해지거나, 처음에는 물체가 약간 겹쳐 보였는데 점차 갈라짐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휴식을 취하게 되면 그 증상이 다소 완화되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중증근무력증의 특징 때문에 증상 별로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눈꺼풀이 처지는 경우에는 눈을 계속 위로 치떠본다. 점점 눈꺼풀이 내려오면 중증근무력증 가능성이 크다. 

복시가 있는 경우에는 외측을 본다. 처음에 하나로 보였던 물체가 두 개로 나눠지고 점점 간격이 벌어지면서 복시 증상이 심해지면 이 병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아이스팩을 증상이 있는 눈에 몇 분 정도 대면 증상이 다소 호전이 됐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나빠지면 중증근무력증일 수 있다. 

권순욱 교수는 "팔의 경우, 팔을 앞으로 쭉 뻗고 들고 있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처진다"며 "다리의 힘이 약해져 있는 경우 누워서 다리를 45도 정도 들어올렸을 때, 다리 힘이 점점 빠져서 내려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자가진단으로 중증근무력증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두 가지 검사로 이 병을 확진할 수 있다. 첫 번째 검사는 신경전도 검사의 하나인 '반복신경자극검사'다. 권 교수는 "얼굴 근육이나 어깨 근육, 손 근육에 신경 자극을 반복적으로 줌으로써 일어나는 반응을 보는 검사"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가지 검사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와 관련된 항체를 체크하는 혈액검사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검사에서 모두 양성이 안 나올 수도 있어서 환자가 설명한 증상이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 

증상 심할 땐 혈장교환술 치료…흉선 제거 수술도

중증근무력증은 대체로 약물로 치료한다. 권순욱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피리도스티그민을 이용해 치료한다"며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복용 용량, 복용횟수를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리도스티그민의 흔한 부작용은 복통, 설사, 근육 떨림 등이다. 대체로 1~2주 복용하면 부작용 증상은 좋아진다. 약 부작용이 심한 경우는 다른 보조약물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권 교수는 "환자에 따라 피리도스티그민과 동시에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같은 약물들을 같이 투여하기도 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장기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이 악화돼 호흡이 힘들거나 전신 위약감이 심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때는 경우에 따라 스테로이드 고용량주사, 면역글로블린 주사 등의 치료가 이뤄지기도 한다. 

또 호흡기능 저하가 너무 심한 경우에는 중환자치료가 필요하다. 이때는 몸에 생긴 항체들을 제거하는 혈장교환술 치료 등이 시도되기도 한다.

중증근무력증은 수술치료를 하기도 한다. 중증근무력증과 관련된 장기인 흉샘에 이상이 생긴 경우다. 흉샘은 심장 앞쪽에 위치한 장기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을 등록하는 역할을 한다.

권 교수는 "면역체계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을 공격하지 않도록 인식해주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흉샘이 커지거나 흉샘종이 생긴 경우에 이 기능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이 경우 흉샘을 제거해주는 수술을 해서 중증근무력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순욱 교수는 "1~2년 사이 증상이 발생하고 1~2년 사이에 흉샘절제술을 한 경우, 80~90% 관해될 수 있다"며 "또 일부 약물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환자들도 사용하는 약물의 용량을 줄임으로써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근무력증이 있을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피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스트레스 상황이다. 외상이나 무리한 운동, 육체 활동, 수면 결핍과 같은 신체적 스트레를 비롯해 정신적 스트레스도 피해야 한다. 

같은 이유로 감기, 폐렴 등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독감백신과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해 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수술이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인자이기 때문에 수술 전 신경과 전문의와 만나서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복용하고 있는 다른 약물들도 중증근무력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가 있다. 대표적으로 항생제 일부나 항부정맥제 등이다.

중증근무력증 치료제로 사용하는 약물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 특히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복용하면 혈당이나 혈압, 콜레스테롤의 불균형을 일으킬 수가 있고 뼈를 약하게 하고 수면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권 교수는 "때문에 식이조절이나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고 식사 시에는 당이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기름진 음식을 줄여야 한다"며 대신 야채나 살코기 위주의 음식 섭취와 칼슘이나 비타민D를 포함한 영양제를 같이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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