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는 감각신경 없어…"초기에 증상 인지 어려워"
암세포, 기관지·흉막 등 침범해야 기침·흉통 생겨
30갑년 이상 흡연자, 2년마다 '저선량 흉부 CT'를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6.8%로 낮다. 폐암 환자의 생존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조재영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에서 "폐암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4기에 내원한다"며 "폐에는 감각신경이 없어서 암 초기에 증상 인지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그 까닭을 설명했다.
기침이나 가슴통증 같은 이상 증상은 암세포가 기관지나 흉막 등에 침범한 뒤에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폐암이 늦게 발견되고, 말기 암 비율이 높으면서 국내 폐암 치료성적도 떨어지는 것이다.
실제 세브란스병원 종양등록사업 25년 보고서에 따르면, 폐암의 약 9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의 2015~2019년 진단 시 병기는 1기(0기 암 포함) 35.5%, 2기 7.7%, 3기 15.9%, 4기 40.7%였다.
또 비소세포폐암의 병기 별 5년 생존율은 1기 75.1%, 2기 47.2%, 3기 18.5%, 4기 5.8%로 확인됐다. 1기에 발견하면 폐암도 4명 중 3명이 5년 뒤까지 생존할 수 있지만, 4기에 발견하면 17명 중 1명 꼴로 살아남는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폐암 검진을 국가암검진에 포함했다. 폐암 위험이 높은 만 54세에서 74세의 30갑년(30년간 하루에 1갑씩 피우거나 15년간 하루에 2갑씩 피운 경우) 이상 흡연자에게 2년마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무료로 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의 30갑년 이상 흡연자가 폐암 검진 대상인 것은 폐암에서 흡연의 위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조재영 교수는 "폐암의 주원인은 흡연"이라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위험이 10배 가량 높다"고 말했다.
흡연자도 금연을 하면 폐암 발생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 조 교수는 "금연 기간이 15년 정도 되면 폐암 발생 위험도를 비흡연자에 비해 10배에서 2배 정도로 줄일 수 있다"며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폐암은 최근 비흡연 여성에게도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 비흡연 폐암의 원인은 간접흡연이나 라돈,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 직업적 발암 물질, 유전적 소인 등이 꼽힌다.
폐암의 치료 원칙은 다른 암과 유사하다. 조재영 교수는 "치료 원칙은 절제가 가능하면 완치를 목적으로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항암화학치료나 방사선치료는 수술 전이나 후에 하고, 전이가 있어 수술을 할 수 없을 때 적용한다. 또 병기에 따라 표적치료나 면역치료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소세포폐암 병기가 1·2기인 환자와 더불어 3기 A(종양의 크기가 5cm 이하, 같은 쪽 종격동 림프절 전이 있음·종양의 크기가 5~7cm, 같은쪽 폐문부 림프절 전이 있음·종양의 크기가 7cm 초과, 같은쪽 종격동 림프절 전이 있음) 환자 중 일부는 근치적 목적의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수술 뒤 확정된 병기가 2기 이상이면 암에 대한 재발을 낮추기 위해 보조항암화학 치료를 추가로 해야 한다.
또 초기 폐암이어도 환자의 전신 상태가 좋지 않거나 심장, 폐 등에 기저질환 등이 있어 수술을 견디지 못할 상태이면 요즘은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방사선치료를 하기도 한다.
3기 치료 방법은 요즘 다양하다. 조 교수는 "3기 A인 경우는 절제 가능하면 수술을 하되, 수술 전이나 후에 항암화학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추가한다"며 "폐암 3기 B와 C의 경우는 대부분 항암화학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함께 시행한 이후 공고요법으로 면역치료를 추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폐암 4기의 경우는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등을 이용해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많은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가 개발돼 폐암 치료 반응률이 향상되면서 폐암 성적도 상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 봄날 강한 자외선은 ‘피부암’ 일으키는 주범
- 급변하는 AML 치료, 한국과 미국은 어떻게 다를까
- [나의 투병 스토리] 암, 굴복하지 말고 극복하기
- 대장암 환자, 체중 감소보다 근육량 유지하며 증가시킬 때 오래 산다
- [송교영의 위암 올댓가이드] 수술 없이 위암 제거하는 '내시경절제술'
-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임상연구의 다학제적 접근' 심포지엄 개최
- 방심하다 그만…4월부터 상승세 ‘식중독’의 모든 것
- 세종충남대병원, 신속대응시스템 2단계 시범사업 선정
- 청년 우울증 100만 시대…정신건강 위한 다각적 실천 중요성 커져
- 중증 건선 치료제 'IL-23 억제제' 시장 판도 변화
- 유방암·자궁암·두경부암·폐암 등 급성기 치료 뒤 재활치료 필요
- 소아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중단 기준 마련되나?
- 타그리소 급여 시급한 이유…최다 변이 4기 폐암, 절반 이상 '뇌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