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더나 갈리트 알터 면역학 연구 부문 부사장
신규 LNP 통해 영하 4도 보관 가능한 백신 출시 예고
“PEG와 아나필락시스 상관관계 없는 것으로 드러나”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이 엔데믹 국면으로 돌아서며 백신을 향한 세상의 관심은 조금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백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이들에겐 지금이 오히려 혁신을 이루기 위한 출발선으로 여겨진다. mRNA 기술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내놓은 모더나에겐 더더욱 그렇다.

 모더나 갈리트 알터(Galit Alter) 면역학 연구 부사장.
 모더나 갈리트 알터(Galit Alter) 면역학 연구 부사장.

최근 한국을 찾은 모더나 갈리트 알터(Galit Alter) 면역학 연구 부사장은 하버드대 의대 교수로 19년간 재직한 면역학자다. 2022년 10월부터 모더나 면역학 연구(Immunology Research) 부문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갈리트 알터 부사장을 만나 mRNA 기술에 대한 면역학자로서의 견해와 모더나에서 이루고자 하는 연구 성과에 대해 물었다. 갈리트 알터 부사장은 mRNA 플랫폼의 잠재력과 이를 확장시키기 위한 모더나의 노력을 소개했다.

- 지난해 10월부터 모더나에 합류하게 됐다. 모더나에 합류하게 된 이유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궁금하다.

mRNA 백신이 인체 감염에 대응할 수 있도록 면역 체계를 어떻게 프로그래밍하는지 연구하고 있으며, 감염병 외에도 암과 자가면역질환 등에 대한 대응 방식도 연구하고 있다. 면역학자로서 mRNA와 면역 체계 관련 연구는 모더나가 제공한 흥미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mRNA 백신 및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mRNA를 이용한 점막 면역 또는 세포 면역의 강화와 면역 반응 자체에 변화를 주는 등 창의적인 시도를 기반으로 더욱 혁신적인 백신 개발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더나 합류에 대한 논의들이 시작됐을 때 향후 50년, 100년에 걸쳐 의학계 미래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접근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백신 개발 역사에 있어 현재는 중요한 과도기적인 시점이다. 현재 진행 중인 면역학 분야 연구들은 혁신을 선도하고 있으며, 첨단 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백신의 메커니즘과 효과는 면역 기능에 대한 놀라운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 면역학자로서 모더나와 mRNA플랫폼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mRNA 플랫폼은 우리 면역 체계가 병원체에 대해 개선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해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안전성도 mRNA 플랫폼의 특장점 중 하나이다. 간혹 미디어를 통해 mRNA 백신 부작용 등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짧은 기간 안에 수억 회분의 도즈가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mRNA 백신이 가져오는 면역원성 및 보호 효과는 보고되는 부작용 대비 매우 적은 수준이다.

- mRNA 백신의 핵심 기술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지질나노입자(LNP)에 포함된 폴리에틸렌 글리콜(PEG)이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는데.

PEG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사용 초기에 보고된 이상반응이다. 2021년 알래스카에서 두 가지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후 보고된 사례는 없었다.

미국 국립보건원 주도하에 미국 전역 알레르기 전문의, 전문가들을 모아 대형 컨소시엄 연구가 진행됐는데, 해당 연구에서 알레르기 또는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기질적 소인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상 반응과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항 PEG 항체와 이상 반응의 상관관계에 대한 근거는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또한, 해당 연구는 PEG의 문제를 특정 기업이나 백신에 얽매이지 않은 객관적인 연구로 평가된다.

PEG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샴푸, 로션 등에 포함되어 있어 우리는 매일 PEG에 노출되고 있다. 여성의 경우 남성 대비 여러 용품을 사용하다 보니 항 PEG 항체 수치가 높은 상태다. 수술 도구에도 PEG가 포함되며, PEG는 기본적으로 매우 안전한 물질이다. 이를 기반으로 보았을 때 PEG가 보고된 아나필락시스 두 사례가 주된 원인은 아닌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LNP 기술과 관련해, 모더나에서 mRNA 백신의 유통과 보관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진행되고 있는지?

모더나는 LNP의 비율 조정에 많은 노력을 해 왔으며, 이를 통해 영하 20도의 저온 속에서 백신을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모더나 과학자들은 새로운 LNP를 개발하고 있으며 영상 4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백신이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전 세계 백신 공급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 국내에서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심낭염 및 심근염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고 있는데 면역학자로서 견해를 들려주면 좋겠다.

먼저, 학계에서는 이상 반응과 백신 상관관계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이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가 일반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모더나는 mRNA 백신 투여 후 심근염 및 심낭염이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백신의 실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심근염 발병률이 45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심장 근육에 있는 ACE 2 수용체에 붙어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심근염 발생 위험이 백신 접종자의 심근염 발생율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모더나의 mRNA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항원제시세포(APC) 표면에 안정화시켜 부착한 상태로 심장 근육의 ACE 2 수용체 등으로 떨어져 심근염이 발생할 위험이 낮다. 실사용 데이터에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인 추가 접종이 이루어지면 이상 반응이 발생할 확률도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덧붙여 모더나는 환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며 각국의 법률과 관련 규정에 입각해, 지속적으로 부작용, 위험에 대한 잠재적 신호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백신 설계를 연구하며 이상 반응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다.

- 앞으로 모더나에서 이루고 싶은 포부나 면역학 연구 측면에서 그려왔던 청사진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세상을 상상해 보길 바란다. 점막에서 선택적으로 면역을 유도하거나 특정 T세포를 활용하거나, B 세포를 특정 과정에서 발생하도록 지시할 수 있는 세상, 그리고 이러한 접근 방식을 특정 병원체 별로 취할 수 있는 세상을. 생후에 지속되는 평생 면역을 유발하거나 중장년층에 어느 연령이든 상관없이 보호 변역을 유발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세상도 말이다. 이러한 목표는 우리가 면역학적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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