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임상종양학회, 임상연구에 난소 독성 측정 통합 프레임워크 제시
"폐경 전 여성 대상 모든 항암제 임상연구시험에 난소 독성 측정해야"
그 동안 상당 부분 간과돼 온 항암제에 대한 난소 독성 평가가 앞으로는 임상시험 단계부터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최근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 10월호에 암 임상시험에서 난소 독성을 적절하게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권장 사항을 담은 연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920만명의 여성이 암을 진단 받고 있으며, 이 중 140만명(15%)은 45세 미만으로 폐경 전 환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난소를 손상시켜 조기 폐경을 유발할 수 있는 치료를 받게 되는데, 조기 폐경은 불임을 초래하고 뼈와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때문에 현행 가이드라인은 사춘기 전 및 폐경 전 환자에게 항암요법으로 인한 난소 독성 가능성에 대해 알리고, 가임력 보존 절차 및 성선자극호르몬(GnRH) 작용제 사용과 같은 가능한 완화 전략을 고려할 것을 일관되게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 암 임상시험은 연구 중인 항암 치료가 난소 독성을 유발하는지 여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치료 결정을 내리는 환자에게 상당한 정보 격차를 초래한다.
실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등록된 유방암 3상 임상시험 중 불과 9%만이 난소 기능을 평가변수로 지정했고, 20%만이 치료 전후 난소 기능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그마저도 대부분은 월경 상태 데이터만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ASCO 최고의학책임자 겸 수석부회장인 줄리 그래로우(Julie R. Gralow) 박사는 "암 치료가 가임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특정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에서 이 문제는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지식 부족은 임상의와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하시킨다"고 강조했다.
이번 새로운 권고안은 암 임상시험에서 필수적으로 평가해야 할 난소 독성 데이터에 대한 기준을 설정했다.
먼저 학회는 폐경 전, 사춘기 이후 난소를 가진 환자가 등록하는 항암제 관련 임상시험에 난소 독성 평가를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진행성 및 전이성 암 환자를 등록하는 임상시험, 특히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등록하는 임상시험에서 난소 독성 평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수집은 최소한 기준 시점과 항암제 투여 중단 후 12~24개월 시점에 난소 기능 측정을 수집하고, 이후에는 임상시험 일정에 따라 시점을 달리해 수집한다. 난소 독성의 기전 및 정도(있는 경우),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없는 항암제 임상시험의 경우 치료 중, 치료 종료 시, 치료 중단 후 6~12개월마다 추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최적으로 간주된다.
난소 기능은 '임상적' 측정치와 '바이오마커'를 모두 평가한다. 난소 기능 바이오마커를 평가할 수 없는 경우, 최소한 임상적 측정치(월경, 임신, 출산)와 가능한 교란 요인(자궁절제술, 난소절제술, 임신 시도, 호르몬 피임약 및 내분비요법, GnRH 작용제, 보조생식기술 사용)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또한 항뮬러관호르몬, 난포자극호르몬, 에스트라디올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분석 유형은 임상시험 설계 시 고려해야 한다.
학회는 "이 성명서는 임상 연구 중에 수집해야 하는 최적의 데이터 포인트에 관한 권장 사항을 제공하는 포괄적인 프레임워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회는 특히 이러한 평가와 관련된 잠재적인 추가 비용을 인정한다"면서도 "이는 환자의 결정과 치료 계획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를 위해 지불해야 할 작은 대가"라고 덧붙였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관련기사
- 무증상으로 대부분 3기 이후 진단받는 ‘난소암’…최선의 예방법은?
- 역대급 추석 연휴 잘 쇠고 오히려 ‘삭신이 쑤신다’…‘명절 후유증’ 호소
- 희귀 혈액질환 분야에서 화순전남대병원이 손꼽히는 이유
- [박민선의 Cancer Genetic Counesling] 난소암 인식의 달
- 희귀안구암 '포도막흑색종', 피부흑색종 가족력 있으면 발병 위험 UP
- 임신 초기 '갑작스런 배당김', 유산 신호 or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
- 국내 의료진, 두경부암 치료 합병증 ‘구강점막염’ 새 치료법 제시
- 지니너스, 美 면역항암학회서 '국산 항암백신' 전임상 데이터 발표
- 서울대병원, 신경-정신질환 유효성평가센터 구축…국산 신약 개발 지원
- 美 국립보건원-현대바이오, 범용 항바이러스제 '제프티' 공동개발 착수
- 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 환자 수술에 ‘초음파 뇌수술’ 치료 본격화
- 단단한 토끼똥·울퉁불퉁 소시지변, '만성 변비' 신호…3단 변비 대처법
- 서울시 대사증후군관리사업지원단 '오락五樂하자’ 캠페인 전개
- 치료에 2~5년 소요되는 '소아암' 건강관리 올댓가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