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건조하고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면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알레르기 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 질환이다. 

원인과 증상이 매우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은 보통 근본 치료보다 증상 조절에 집중해 치료한다. 하지만 알레르기 증상이 전신에 나타나거나 심해 일상생활을 어렵게 한다면 시간이 걸려도 면역치료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주변에 알레르기질환 환자는 많다. 특히 꽃가루 많이 날리는 봄과 일교차가 큰 가을에 확연히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1년 알레르기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304만1,855명에 이르렀다. 월별로 보면, 4월 243만7,071명, 9월에 258만555명으로 가장 많았다.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은 많다. 봄‧가을 환절기 알레르기 환자가 느는 이유는 대부분 꽃가루 때문이다. 봄철에는 자작나무와 오리나무‧참나무 등 수목 화분, 요즘 같은 가을철에는 잡초 화분, 특히 돼지풀‧쑥‧환삼덩굴 화분이 주요 원인이다. 꽃가루 성분에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물질이 더해지면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물질로 변해 알레르기 반응을 훨씬 잘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알레르기질환의 주요 증상은 눈이 가렵거나 붓고 충혈되는 결막염과 코 증상으로 콧물‧재채기‧코막힘 등 비염 증상이 많다. 보통 오전에 더 심하다. 심하면 전신 열감‧피로감과 전신 통증 같은 전신 감기‧몸살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이는 ‘건초열’이라고 부른다.

기관지 증상으로는 기침‧가래와 가슴 답답함, 심하면 천명음(쌕쌕거림), 호흡곤란까지 보일 수 있다. 밤이나 새벽에 심해진다. 찬 공기와 건조한 공기, 담배‧운동으로도 악화할 수 있다. 

알레르기질환 치료는 원인 물질인 ‘항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원을 찾는 방법에 혈액검사와 피부반응검사가 있다. 혈액검사는 여러 종류의 알레르기를 한꺼번에 검사하는 ‘MAST’와 몇 가지 의심되는 특정 항원을 선택해서 검사하는 ‘ImmunCAP’ 방식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MAST 검사를 한다. 특이도가 높은 ImmunoCAP 검사를 하면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피부반응검사는 피부에 소량의 원인 물질을 주입해 피부 반응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면역치료 대상이 되는 항원을 찾거나 면역치료 효과를 판정하기 위해 한다. 

알레르기질환은 증상을 조절해 최대한 편하게 일상생활할 수 있도록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증상은 약물로 조절이 가능하다. 근본 치료를 원한다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항원을 찾아 그에 대한 맞춤치료와 항원을 회피하면서 증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을 몸에 투여해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면역치료도 시행할 수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원인인 항원을 소량부터 조금씩 증량‧주입해 몸이 천천히 항원에 둔감해져 결국 증상 호전을 가져오는 치료법이다. 우리가 아는 백신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눈‧코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기관지 증상까지 있으면 면역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거나 사회활동이 많은 젊은 환자 또는 약물치료가 힘든 경우 적합하다. 몸의 면역 체계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 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3~5년 정도 걸린다. 

면역치료는 팔에 주사를 맞는 ‘피하 면역치료’와 혀 밑에 약물을 투여하는 ‘설하 면역치료’로 구분한다. 설하 면역치료는 주로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인 통년성 알레르기 환자에게 사용한다. 계절성 알레르기일 때는 보통 피하 면역치료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는 “피하면역치료는 한 달에 한 번 병원에서, 혀 밑에 약을 녹여 먹는 설하면역치료는 매일매일 집에서 직접 투여한다”며 “면역치료는 치료 기간이 다소 길지만 치료 후 알레르기 증상이 없는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