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스트레스 주원인…진단 받아도 방치하기 쉬워
추운 날씨는 고혈압 환자에게 위험하다. 찬 바람 불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근육과 혈관은 체온 유지를 위해 수축한다. 고혈압을 오래 앓아 동맹경화증이 생긴 환자는 뇌출혈과 뇌경색‧심근경색 등 합병증 발병도 쉬워 겨울철에 더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가 젊어지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 팩트시트 2023’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 인구의 28%인 1,230만 명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가 늘면서 최근 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도 크게 늘었다. 2017년 20~30대 고혈압 환자는 81만1,106명에서 2022년 99만715명으로 최근 5년 무려 22% 증가했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증상이 거의 없어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심장을 비롯해 뇌와 신장 관련 다수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병인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병률 1위다.
특히 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질환 인지율이 낮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혈압을 방치하기 쉽다. 이는 결국 사망 위험성이 높은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주의해야 한다.
비만‧스트레스…젊은 고혈압 키워
고혈압은 18세 이상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상태를 말한다. 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질환이 발견되지 않은 ‘본태성’(일차성) 고혈압과 원인질환이 밝혀져 있는 ‘이차성’ 고혈압으로 구분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95%는 본태성 고혈압이다.
20~30대 젊은 고혈압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과로‧스트레스와 배달음식과 외식 위주 소비트렌드 변화, 운동량 부족에 의한 비만율 증가, 음주‧흡연 습관 등이 손에 꼽힌다. 여기에 최근 마라탕과 ‘엽기 떡볶이’ 등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자극적인 음식은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만은 혈압을 올리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을 높인다.
비만한 사람은 일반인 보다 고혈압 발생 위험이 5배 높다. 실제 국내 비만 유병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 비만율은 2019년 37.3%에서 2021년 40%로 늘었다. 30대도 2019년 46.4%에서 2021년 51.4%로 증가했다. 30대 여성 비만율은 2019년 21.6%에서 2021년 28.7%로 늘었다.
갑자기 두통과 어지럼증, 눈 충혈이 생기거나 코피가 난다면 고혈압을 의심할 수 있다. 이명이 생기거나 숨이 차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지속해도 고혈압이 원인일 수 있다. 한편 젊은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높거나 머리가 아파도 알아채지 못하고, 고혈압 진단을 받아도 방치하기 쉽다.
높은 혈압을 오래 방치하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심장 기능이 떨어진다. 심부전과 협심증‧심근경색, 대동맥이 찢어지는 대동맥박리증 같은 위험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급사로도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조기 치료로 정상 혈압 유지해야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혈압약을 복용하고, 적정 수준 혈압을 유지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잘못된 생활습관 교정도 병행해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젊은 환자들은 혈압약을 한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혈압약은 중독성이 없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 진단으로 혈압이 정상범위로 돌아왔다고 판단되면 약물치료는 중단할 수 있다.
혈압 상승 원인이 식습관이나 비만이면 식단 관리와 체중 감량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음식은 싱겁게 먹고, 지방질은 줄이고 채소를 많이 먹는 식습관이 바람직하다.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해 걷기‧조깅 등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게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도 좋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최원호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고혈압은 혈압 관리가 핵심인 만큼 꾸준히 혈압을 측정해 정상범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젊은 연령층일수록 나이 들어 생기는 고혈압보다 합병증으로 인한 장기 손상 위험이 높아 전문의와 상담으로 빠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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