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운동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날이라도 추우면 선뜻 집 밖으로 나가기 망설여진다. 설상가상으로 눈까지 내려 길도 미끄러우면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날이 많다. 긴 밤에는 야식도 당긴다.

‘당뇨병’은 계절과 무관하게 평소 관리를 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계절‧신체적 특징으로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겨울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혈당 관리가 쉽지 않은 계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매년 크게 늘고 있다. 2009년 190만 명인 당뇨병 환자는 2013년 231만 명으로 4년 동안 무려 21.6% 증가했다. 2020년에는 368만 명, 2021년에는 398만 명으로 늘어 당뇨합병증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겨울철 외부 기온이 떨어져 실내에만 있으면 칼로리 소모가 적어 혈당이 오른다. 여기에 연말모임과 명절로 이어지는 신년모임은 과식을 유도, 식단 조절을 더 어렵게 한다.

여기에 실내‧외 기온 차에 따른 면역력 저하와 마무리와 새해 시작 등으로 신체‧정신적 스트레스는 혈당 관리를 어렵게 한다. 겨울철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다른 계절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겨울철 당뇨병 환자들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 더 주의해야 한다. 춥다고 실내에서 움츠리고만 있으면 혈당 조절에 실패하기 쉽다. 당뇨병 환자는 다른 계절보다 겨울에 더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운동은 신체 내 당질 대사를 활발하게 하면서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불필요한 칼로리를 소모해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심폐 기능이 좋아지고, 근골격 상태도 향상된다.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혹시 모를 심혈관계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추운 날씨에 실외에서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달리기와 같은 운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 환자 상태에 맞게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 강도를 점점 높이는 것이 좋다. 5~10분 준비운동 후 20~30분 강도 높은 운동을 한다.

이후 15~20분 동안 큰 힘이 안 드는 운동으로 마무리하면 좋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탈 때는 한 두 정거장 미리 내려 걷는 것도 일상에서 쉽게 실천 가능한 운동 방법이다.

한편 운동이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인슐린이 부족하고, 혈당 조절이 어렵다면 당뇨성 혼수나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고혈압 합병증이 있다면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겨울철 연말‧연초에는 명절과 송년회‧신년 회식자리가 많다. 식단 조절이 쉽지 않은 시즌이다. 푸짐한 음식에 둘러앉아 먹다 보면 평소 식사량을 초과하기 쉽다. 음주나 대화하면서 먹다보면 섭취 음식량을 가늠하기 쉽지도 않다.

겨울철 즐기는 음식은 맵고 짠 자극적인 고칼로리 국물‧탕 요리가 많다. 이들 음식은 입맛을 자극해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게 한다. 이들 음식에 함유된 많은 양의 나트륨과 지방은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고 비만을 유도한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김병준 교수는 “식단 조절은 당뇨병 환자의 가장 큰 숙제”라며 “당뇨병 환자의 혈당은 먹는 음식 양뿐만 아니라 종류에 따라서도 변화한다. 평소 운동을 잘하더라도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나쁘다면 혈당 조절에 실패하기 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