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홍승욱 교수에게 듣는 '복부팽만 올댓가이드'

장에 가스가 차가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복부팽만'은 각종 소화기질환에 흔히 동반되는 증상 중 하나다. 위암이나 대장암의 증상으로 복부팽만이 생길 수 있고, 유해균을 비롯해 유당불내성이나 탄수화물불내성과 같은 특정 음식에 의해 생기는 것 이외에도 별별 문제들로 복부팽만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홍승욱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아산병원'에서 복부팽만의 원인에 대해 "첫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소장에 여러가지 유해한 균들이 증식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홍승욱 교수는 "어떤 음식물이 들어와서 소장에 있는 세균들이 음식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가스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 소장 내 세균들이 다수 증식하게 되면 장내 가스가 다량 생성되게 되고 이로 인해 소장이 팽창할 수 있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또 다른 흔한 복부팽만 증상의 원인은 '유당불내성' 혹은 '탄수화물불내성'으로 꼽힌다.

홍 교수는 "한번쯤 우유 같은 것을 마시고 나서 배가 아프거나 혹은 불편하거나 설사를 하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거나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을 텐데, 이런 특정 음식에 따라서 불내성이 있는 경우에는 소장의 삼투압이 늘어나서 그곳에 과도한 체액이 머물게 되면서 복부팽만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복부팽만의 흔한 원인은 장내과민성이다. 홍승욱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불리는 환에게 흔하게 생기는 원인"이라며 "과민성이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뇌와 장의 신경학적인 연결고리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있거나 신체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장 운동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복부팽만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홍승욱 교수는 "위마비가 있던 환자거나 혹은 변비형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어서 흔히 말하는 장 운동 자체가 느린 환자들 같은 경우에는 이런 복부팽만 증상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흔하지는 않지만 복부와 횡경막 운동의 부조화도 복부팽만 원인의 하나일 수 있다. 비정상적인 복벽 운동의 조절 이상을 보이는 경우에도 복부팽만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홍 교수는 "아주 일부는 복부와 횡경막 운동 자체가 잘 조화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위장관내 가스가 많이 차면 정상적으로 복벽은 안으로 들어오고 횡경막은 위로 올라가서 가스로 늘어난 위장관으로 인해 복부가 늘어나는 것을 막아주는데, 이러한 일련의 반응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조절되면서 우리가 기대한 것과는 반대로 횡경막이 아래로 내려오고 복벽이 이완돼 복부가 팽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복부팽만과 함께 빈혈이나 위장관출혈, 체중감소 등이 동반되면 위암, 대장암 등 위장관의 암이 아닌지도 의심해보고 검사로 체크를 해봐야 한다.

복부팽만의 원인을 감별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첫 스텝은 같다. 병력과 신체검진을 통해 여러 원인 중 어떤 것이 주로 복부팽만을 유발했을 지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그것이다.

홍 교수는 "특히 식사, 배변습관, 장운동성, 이전 수술력과 같은 세부적인 조사가 필요하고, 또한 환자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 건강식품 등에 대한 세부적 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때 변비 증상과 함께 복부팽만 증상이 같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직장내압 검사를 하고, 대장의 운동기능을 평가하는 검사를 한다. 

홍승욱 교수는 "복부팽만 환자에서 소장의 세균 증식이 의심되거나 특정 음식을 섭취했을 때 복부팽만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수소호기검사를 해볼 수 있다"며 "수소호기검사는 안전하고 비침습적인 검사로 흡수되지 않은 탄수화물로부터 결장에서 생성된 가스가 체순환을 통해 확산돼 호흡을 통해 배설되는 데 이를 측정해 평가하는 검사"라고 설명했다.

복부팽만의 치료는 현재 쉽지 않다. 아직까지 완벽하고 일정한 복부팽만 치료법도 없다. 우선 식사는 장내 가스를 적게 만들어내는 '포드맵(FODMAP, Fermentable Oligosaccharides, Disaccharides, Monosaccharides, And Polyols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과민성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종류의 탄수화물로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 등을 통칭함)이 적은 식사'를 하는 것이 추천된다. 

홍 교수는 "유산균제재, 장내에서 작용하는 항생제, 장 운동을 촉진하는 운동촉진제, 장내과민성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조절제와 같은 약물을 처방할 수 있고, 변비가 동반된 환자에게는 바이오 피드백과 같은 치료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홍승욱 교수는 "복부팽만은 삶의 질을 굉장히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배가 불편하고 배가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는 언제든지 근처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증상에 대한 평가와 치료를 진행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