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발병 시 5년 내 50% 사망…중증도 줄이려면 조기치료 중요
몸 전체에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은 하루에 10만 번 이상 박동한다. 심장이 여러 원인으로 제 기능을 못하면 심혈관계 질환이 생긴다. 이 가운데 몸에 충분한 혈액을 전달하지 못해 생기는 ‘심부전’의 5년 생존율은 유방암과 대장암보다 낮을 만큼 치명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보면, 심부전 환자는 2018년 13만 3,000명 정도였다가 2022년에는 16만 6,000명 정도로 5년 동안 무려 25% 늘었다. 심부전 유병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한다. 심부전 환자 유병률은 60대 미만에서 1% 정도고, 80대 이상에서 12.6%로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심부전 중증도에 대한 낮은 인지도가 병 키워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기능 이상으로 상태가 나빠져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발병한다. 여기에 심근경색‧고혈압 등 만성 질환과 기타 심장 질환으로 심장이 나빠지면 최종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심장 질환의 종착역’으로도 불린다.
심부전이 오면 장기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손상이 나타난다. 심장으로 들어오지 못한 혈액이 저류되면 발목‧다리에 부종이 생긴다. 악화하면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는 호흡곤란과 밤에 누워있을 때 숨이 찰 정도로 증상은 심해진다.
심부전은 고혈압과 관상동맥 질환 원인이 가장 크다. 판막질환과 부정맥‧심근증으로도 생길 수 있다. 최근 비만‧당뇨, 대사증후군을 발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고지혈증과 고혈당은 만성 염증 상태를 일으키고, 심근과 혈관을 손상시켜 심부전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편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노화로 심장 기능이 나빠지며 생기기도 한다.
심부전은 치명적이다. 중증 심부전 환자 절반은 5년 내 사망한다.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5%는 1년 이내, 10%는 한 달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심부전 중증도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낮아 병을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한심부전학회가 2022년 발표한 ‘2020 심부전 인지도 조사결과’를 보면, 심부전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84%였다. 이에 비해 실제 심부전이 어떤 병인지 자세히 알고 있다고 답한 사례는 51.7%에 불과했다. 또 중증도 관련, 응답자의 25%만이 위험도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조기 진단과 꾸준한 약물 치료로 관리할 수 있어
심부전은 진행성 질환이다. 발견이 늦을수록 심장 기능이 더 나빠져 예후가 좋지 않다. 반면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병행하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심부전이 의심되면 혈압측정과 혈액검사, 심전도‧심초음파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질환에 따라 운동 부하 검사와 CT‧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심부전은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약물치료는 심장 부담을 줄이고 혈액 흐름을 개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로 사용하는 약물은 ACE 억제제와 베타-차단제, 이뇨제, 디지털리스 및 혈관 확장제 등이다. 상태가 중증이면 심장 이식 수술과 심장판막술, 심실보조장치(인공심장) 이식술 등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심부전 예방을 위해 스트레스 관리와 혈압조절 등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운동은 심부전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 일주일에 3회 이상 달리기와 자전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심부전 환자는 하루 7~8g 이하 소금 섭취를 권고한다. 국물 섭취나 나트륨이 많은 빵‧국수는 삼가야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최원호 전문의는 “심부전은 발병 후 5년 내 사망률이 50%에 이르고 예후도 좋지 않다”며 “심부전에 대한 중증도 인식도 낮아 주요 증상을 노화 현상이라 치부해 병을 키우는 환자가 많은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