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로 여름으로 향하는 문턱을 넘어선다는 소만(小滿)을 지났다. 날이 더워지면 시원한 청량음료나 아이스크림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한편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에는 당분이 많다. 더운 여름 충치를 더 주의해야 할 이유다.

충치는 계절과 상관없을 것 같지만 실제 여름철 충치 환자가 가장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1년 사계절 가운데 6~8월 여름에 충치 치료를 받는 환자는 다른 달 평균보다 13% 정도 더 높다.

여름철 많이 먹는 아이스크림과 음료수에는 상상 이상으로 당분과 산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탄산음료와 과일주스처럼 신맛이 나는 가공식품의 강한 산성은 치아에 치명적이다. 치아 가장 바깥층인 법랑질을 부식시키고, 충치를 일으킨다. 또 탄산음료와 함께 캬라멜과 초콜릿을 먹으면 충치 발생률은 배가 된다.

산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고 15분 후에 칫솔질을 해야 치아 손상을 줄일 수 있다. 탄산음료를 마셨을 때는 1~2시간 지난 후 칫솔질을 하고, 양치하기 어려운 경우 물 양치로 대신하면 치아의 산 부식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충치는 단계별로 진행한다. 법랑질에 충치가 생긴 초기 단계다. 이때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고, 양치질을 잘하면 충치는 더 진행하지 않는다.

두 번째 단계부터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충치가 법랑질을 지나 상아질까지 확대됐을 경우다. 이때부터 차가운 음식에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치수염과 치근단 염증으로 더 진행하면 상당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때는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충치 진행속도는 성인보다 빠르다. 충치가 악화하지 않도록 보호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학기 중 미뤄 놓은 충치 치료를 방학 때 몰아받는 경우가 많다. 불소도포나 치아 홈 메우기(실란트)도 충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불소는 치아 법랑질을 강화하고, 산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충치 예방효과가 큰 성분이다. 하지만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다. 수개월 간격으로 다시 도포해야 한다. 더 확실한 충치 예방효과를 얻고 싶다면 어금니 씹는 면 골짜기 홈을 메우는 실란트도 좋은 방법이다. 실란트는 제1‧2 대구치에 한해 국민건강보험 적용으로 90% 정도 진료비가 면제돼 부담을 덜 수 있다.

선치과병원 통합치의학과 이지현 전문의는 “충치의 또 다른 원인은 치석인데, 양치를 꼼꼼히 하는데도 치석이 잘 생긴다면 칫솔을 확인해야 한다. 많이 사용한 칫솔은 솔이 휘어서 양치효과가 떨어진다”며 “치과 스케일링도 연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만큼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