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면 한낮 기온이 떨어져 조금 덜 더운 야간에 강 둔치나 공원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등 적절한 저녁 운동은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시켜 숙면을 유도하고, 청소년 성장이나 노년층 면역력 증강에도 도움을 준다.

한편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등 야간에 비교적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주변 환경을 살피고 안전 수칙을 잘 지켜 안전사고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스포츠 안전사고 실태조사 통계를 보면, 일반 생활체육인이 가볍게 야외에서 즐기는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는 주로 오후 6~9시가 가장 많았다. 이 시간대에 부상도 많았다. 달리기 운동 중 입은 부상의 46.1%, 자전거 타기 중 부상의 40.4%가 이 시간대에 발생했다.

야간에는 시야 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면 미끄러지고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기 쉽다. 특히 여름철에는 장맛비나 소나기 등 수시로 내리는 비가 운동 환경의 위험성을 높이는 만큼 더 조심해야 한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병원장은 “야간 달리기나 자전거를 타면서 어두운 환경에서 바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웅덩이나 돌‧나뭇가지 등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 낙상사고를 당하기도 한다”며 “타박상 정도로 발목이나 손목을 삐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도 있지만 사람이나 장애물이 잘 보이지 않아 충돌사고로 이어져 골절이나 탈구가 생기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간운동은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소화불량과 두통‧요통‧변비‧설사‧불면증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심폐 기능을 올리고,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 또 폐 기능과 혈액 순환 개선에도 좋아 몸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시킨다.

특히 야간운동은 혈당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려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좋다. 운동 후에는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는 만큼 숙면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 기능이 있어 면역력 강화와 노화 방지에도 좋다.

이런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야간 운동은 시야 확보가 어렵고,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쉽다. 달리기 중 어두운 시야 때문에 울퉁불퉁한 바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발목을 삐끗하거나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 부상을 당하기 쉽다.

빠른 속도로 자전거를 타다가 시야 확보 어려움으로 충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골절이나 뇌진탕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반 도로에서 야간에 어두운 색상의 운동복과 이어폰을 착용하고 운동하다 주행 중인 자동차나 자전거 등과 충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여름철은 장맛비와 국지성 호우 등 비가 많이 내리는 환경으로 야간운동에 더 주의해야 한다. 달리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우중런’이라는 비 오는 날 달리기를 선호하기도 한다. 시원해서, 운동 루틴을 깨지 않으려고, 자유‧성취감을 맛보려는 등 비 오는 날 운동을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비가 오면 시야가 더 흐려지고, 바닥은 미끄러운 상태가 된다. 신발 안쪽까지 비에 젖어 접지력이 좋은 운동화를 신더라도 발이 신발 안에서 미끄러지기 때문에 달리다가 중심을 잃기 쉽다. 비에 젖은 상태로 운동하다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야간운동을 보다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가시성이 높은 밝은 옷을 입고 조명이 비치는 잘 포장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어두운 환경에서 운동한다면 헤드랜턴이나 빛 반사율이 좋은 밴드 등을 착용해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비를 대비해 운동복은 면보다 젖어도 빨리 마르는 폴리에스테르 등 특수 소재 운동복을 입는다.

비 예보가 있거나 운동 중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되도록 야외 운동을 삼가야 한다. 비가 내린 후 달리기할 때는 지면을 박차고 나갈 때 미끄러질 수 있어 평소보다 천천히 달려야 한다. 또 전방 주시를 잘해 비 때문에 생긴 물웅덩이나 빗물에 쓸려온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비 온 후 물이 불어난 천변은 순간적으로 부주의하다 미끄러져 빠지면 매우 위험한 만큼 피해야 한다. 도로변도 빗길 미끄러짐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있고, 미끄러지기 쉬운 비탈길도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병원장은 “야간운동은 40~50분 정도로 걷기‧조깅, 맨손 체조 등 저강도 운동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며 “밤 시간대 운동은 신체 활동이 활발한 사람의 경우 에너지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고, 불면증이 있는 사람도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수면방해를 일으켜 불면증이 오히려 더 심해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특히 성장기 중‧고등학생은 성장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밤 시간대 무리한 운동보다 충분한 수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