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호소 환자 66만명…두 질환 증상 같지만 원인‧치료 달라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쁘다. 현대인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여러 이유로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가만히 서 있어도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는 것이다.

어지럼증에 가장 흔한 원인은 귀 질환이다. 귀가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귀 기능에 장애가 생겨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023년 한 해 66만 명 이상의 환자가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이들 두 질환은 어지럼증의 대표 원인 가운데 하나인 전정기능장애환자 1171,481명 중 57% 정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이석증 환자는 481,096명으로 메니에르병 환자 181,442명보다 2.7배 많았다.

떨어져 나온 이석자세 바꾸면 따라 움직여 어지럼증 유발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이석증은 귓속 이석기관에 존재하는 칼슘으로 만들어진 이석이 어떤 이유로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의 하나인 반고리관에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 떨어져 나온 이석도 움직이면서 신경을 자극해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부분 짧고 움직임을 멈추면 어지럼증도 없어진다. 이석은 달팽이관 쪽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난청‧이명과 이충만감 같은 청각학적 문제는 일으키지 않는다.

이석증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3년 전체 이석증 환자의 48% 정도는 50세 이상 중년 여성 환자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비타민D 부족이나 골다공증 같은 질병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석이 떨어질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도 이석증이 생기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이석증은 반고리관으로 떨어져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이석을 난형낭이라는 곳으로 빼는, 즉 위치를 옮기는 치환술로 치료한다. 치환술 시행을 위해 이석의 위치 확인이 우선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세반고리관을 흥분시켜 눈동자 움직임 신호를 읽는 안진 검사 등으로 이석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인한다. 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95% 정도는 호전된다. 하지만, 드물게 세반고리관 폐쇄술로 이석이 신경에 닿지 않도록 만드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메니에르병난청이명 등 청각 이상 동반한 어지럼증 발생

메니에르병은 귓속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에 있는 내임파액이 여러 이유로 늘어나 귓속 압력이 높아져서 발생한다. 메니에르병은 난청이명 같은 청각학적 증상도 동반한다. 난청이명을 동반한 어지럼증은 20분 이상 심하면 3~4시간까지 지속한다. 이석증과 달리 귓속 압력 증가로 생긴 병이어서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

메니에르병이 생기는 원인도 아직 명확하지 않았다. 이석증처럼 메니에르병 역시 여성 환자가 많다. 메니에르병은 자가면역 질환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 메니에르병을 더 주의해야 한다. 메니에르병은 내임파액 증가로 발생한다. 더운 날씨에는 내임파액이 상대적으로 증가해 메니에르병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메니에르병은 만성질환으로 완치가 어렵다. 메니에르병의 치료 목표는 내임파액 양을 줄이는 것이다. 주로 이뇨제를 사용해 조절한다. 이뇨제로 내임파액을 조절하고, 염분 섭취(하루 1.5g 이하)를 제한하도록 생활 습관을 개선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편두통 등과 연관성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어 규칙적인 식습관과 수면습관을 유지하고 과로나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하다. 메니에르병과 이석증은 둘 다 재발률이 높다한 번이라도 병을 앓았다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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