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신경외과 정연구·김민우 교수

모야모야병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는 뜻의 '모야모야'라는 단어가 붙은 병명처럼 뇌혈관에 아주 가느다란 이상 혈관망들이 발달해 뇌출혈이나 뇌경색을 초래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모야모야병은 조금 특이한 양상을 보이는 뇌혈관희귀질환으로, 흔히 발병하는 국가, 성별, 나이가 있다. 

강북삼성병원 신경외과 정연구 교수는 유튜브 채널 '강북삼성병원'에서 "모야모야병은 아시아인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많이 발병하고 있고 남녀의 비율을 따져보면 여성에서 2배가량 높게 유병률을 보인다. 대부분의 환자가 증상이 발병하는 나이는 10대 전후, 40대 전후"라고 설명했다. 

모야모야병 증상은 주로 '허혈성 증상'과 '출혈성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허혈성 뇌졸중인 '뇌경색'이나 출혈성 뇌졸중인 '뇌출혈'과 유사한 증상을 초래한다. 그렇다면 허혈성이라는 말은 무엇이고, 출혈성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정연구 교수는 "허혈성 증상은 피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혈관이 좁아져 뇌로의 혈액 공급이 줄어들고 그것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들을 허혈성 증상이라고 하고, 모야모야혈관이라고 하는 이상 혈관망이 터져 뇌출혈이 발생하는 것을 출혈성 증상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과 모야모야병의 차이는 원인에 있다. 모야모야병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가족성이 짙은 질환다.

정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기는 병"이라며 "많이 접하는 뇌졸중 중 뇌경색이라고 부르는 뇌졸중을 허혈성 뇌졸중이라고 하는데, 허혈성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같은 기저질환 때문에 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기고 혈류 흐름이 줄어들고 혈관이 좁아지면서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야모야병은 뇌졸중의 원인 중에 하나인데, 모야모야병 때문에 허혈성 뇌졸중도 생길 수 있고 출혈성 뇌졸중도 생길 수 있다"며 "모야모야병은 기저질환 없는 젊고 건강한 사람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아에서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 같은 경우는 모야모야병을 의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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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모야모야병 발생 위험이 높아질까?

정연구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들은 동맥경화성 뇌졸중이 주로 발생하게 되고, 모야모야병은 주로 유전적인 영향으로 발생하는 병이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모야모야병이 더 잘 생긴다거나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없다고 해서 모야모야병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하지만 모야모야병 환자가 나이가 들면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만약 그런 경우에는 모야모야병 때문에 기존에 좁아져 있는 혈관에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인한 동맥경화성 변화가 동반되면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야모야병의 대표증상인 두통과 일반적인 두통은 구분이 가능할까? 

강북삼성병원 신경외과 김민우 교수는 "모야모야병에 있어서 두통은 보통 출혈성이나 허혈성 증상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둔한 압박감이나 박동성으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다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지속 시간, 위치, 양상 등을 정형화하기는 어렵다"며 "모야모야병 두통은 다른 신경학적 증상들과 동반돼 나타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감별점"이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모야모야병 두통에 동반되는 신경학적 증상은 어떤 것일까?

김민우 교수는 "과도한 운동이나 과호흡을 하게 됐을 때, 일시적으로 편측 근력 저하나 감각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고, 그것 외에도 어지럼증이나 의식저하, 시야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출혈성 모야모야병 같은 경우에는 뇌출혈로 인해 뇌압이 갑자기 높아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극심한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고 더 심할 경우에는 뇌압 상승으로 인해 구토, 구역감, 의식저하까지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 두통과 감별점은 신경학적 증상 동반 여부"라고 설명했다.  

모야모야병이 과도한 운동이나 과호흡과 관련 있다는 설도 있는데, 이것은 사실일까?

김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뇌혈류가 감소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허혈성 증상이 나타나게 돼 일시적으로 마비가 오거나 편측의 근력 약화, 감각저하, 이상감각, 저림 증상 등이 나타나게 되고, 발음장애나 시야 증상까지 동반될 수 있다"며 "특히 소아에서는 뜨겁고 매운 음식을 먹거나 울거나, 악기를 불거나 과도한 운동을 할 때 주로 나타나게 된다"고 짚었다.

이어 김민우 교수는 "과호흡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혈액 내의 이산화탄소 분합이 떨어지게 되면서 혈관이 수축하게 된다. 안 그래도 모야모야병 같은 경우에는 점진적으로 혈관들이 좁아지고 있는데, 혈관의 수축 작용이 진행되면서 좁아진 혈관이 더 좁아지게 되고 혈류량이 감소됨에 따라 그 혈류량이 갑자기 떨어져서 이러한 허혈성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며 "물론 성인들에서도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또 모야모야병을 진단할 때 왜 뇌 MRI 검사 외에 여러 검사를 하는 것일까?

김 교수는 "보통 증상이 없는 환자 중 우연하게 발견되는 환자는 검진 등을 통해 MRI를 찍었다가 발견되는 경우들이 많다. 혈관을 보는 MR Angio(MRA)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인 뇌의 구조적 이상이나 허혈성 변화, 경색 부위, 출혈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실제로 MRA 가지고 혈관 내에 혈류 흐름이나 협착 정도, 주변의 측부 순환의 정확한 평가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우 교수는 "따라서 DSA '뇌혈관조형술'이 필요하고, 이는 모야모야병 진단에 골드 스탠다드가 되는데, 혈관의 혈류 흐름이나 흐름 상태, 측부 순환 상태를 조금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고, 그 외에도 뇌 관류CT를 찍어서 뇌 혈류량, 뇌 관류 상태를 평가하고, 핵의학검사 SPECT로 뇌 대사나 뇌혈관 예비능을 평가해 환자가 수술이 필요한지, 아닌지 수술 적응증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모야모야병에서 뇌 MRI는 전반적으로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확하게 치료가 언제 필요할지, 치료가 꼭 필요할지 같은 것들을 평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추가적인 검사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유전자검사로 모야모야병과 관련된 대표적인 유전자인 'RNF 213 유전자'까지도 많이 검사하고 있다. 

모야모야병 진단 뒤 수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데, 약으로는 이 병을 고칠 수 없고 오직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일까?

정연구 교수는 "안타깝게도 모야모야병 자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아직까지 개발된 게 없다. 일반적으로 보면 모야모야병 환자들이 아스피린이나 고지혈증약, 콜레스테롤약 등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동맥경화성 뇌졸중과는 다른 양상이기 때문에 그런 약을 쓴다고 해서 모야모야병 자체를 치료하는 개념이 아니다.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는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했다. 

또한 수술을 한다고 해서 모야모야병이 완치되는 것도 아니지만, 수술은 모야모야병 치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 교수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부족한 혈류를 보충해주면 허혈성 증상을 호전시킬 수도 있고, 뇌출혈의 발생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수술을 언제, 어떤 방법으로, 어느 부위에 해야 되는냐"라며 "이것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전문의와 상의를 거쳐 치료의 여부나 치료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수술의 효과는 모야모야병에서 어느 정도나 될까? 

정연구 교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결과 중 확실한 것은 수술적 치료를 통해 모야모야병 환자들이 뇌출혈이나 뇌경색의 발생을 의미있게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2016년과 2018년 발표됐던 'JAM trial'이라는 대규모 연구가 있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출혈성 모야모야병이 생겼더라도 이후에 수술을 할 경우에 수술을 안 한 그룹에 비해 효과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5년 정도 경과를 봤을 때 출혈이 발생한 환자에서 재출혈이 발생할 확률이 대략 30% 내외인데, 출혈이 발생하고 나서 수술하면 이후에 재출혈 뇌출혈이 또 발생할 확률이 10%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수술을 통해 추가적인 뇌경색이나 뇌출혈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보통 모야모야병은 일측성인 경우도 있지만, 양측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미 한쪽 혈관을 수술하고 잘 유지되고 있는데, 반대쪽에 새로 협착이 생겼다는 것을 추적관찰 진료 중 확인했다면 증상이 없어도 수술해야 될까?

정연구 교수는 "기본적으로 모야모야병의 예전 진단 기준은 양측 혈관이 좁아지고 모야모야 혈관이 발달한 경우에 진단을 붙였는데, 최근에 개정된 것에는 한쪽만 있어도 일측성 모야모야라고 진단을 붙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 교수는 "기본적으로 반대쪽에도 협착이 있고 그로 인한 증상이 발생하면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당장에는 뇌출혈이나 뇌경색의 발생 위험이 높지 않더라도 추적관찰을 하다가 반대편에 모야모야병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그때는 수술적 치료를 마찬가지로 고려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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