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99% 완전 관해
'미세잔존질환'도 모두 음성…미국임상종양학회지 발표
간단한 채혈 통해 등록부터 세포 주입까지 평균 7일 소요
이중 타깃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를 받은 재발·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B-ce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소아 99%가 완전반응률을 달성한 데다 재발의 주요 요인인 미세잔존질환도 모두 음성으로 확인돼 관심을 모은다.
CD19와 CD22를 동시에 타깃하는 이 CAR-T 세포 치료는 간단한 채혈을 통해 제조가 가능하며, 등록부터 세포 주입까지 평균 7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미국 테네시 소재 세인트주드 어린이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 칭-혼 푸이(Ching-Hon Pui) 박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임상종양학회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200명 이상의 재발·불응성 B-ALL 소아 환자에서 진행된 최대 규모의 CAR-T 치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가장 흔한 소아암 중 하나로, 현재 치료 받은 20세 미만 환자에서 5년생존률은 약 89%에 달한다. 해당 데이터는 치료 후 두 번 이상 재발한 B-AL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상 임상시험 결과다.
연구는 2019년 9월 17일부터 2021년 12월 31일 사이 중국 상하이와 그 인근의 5개 도시 병원에 등록한 20세 이하 소아 환자 225명에서 CD19/CD22 이중 타깃 CAR-T 세포치료가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를 유발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재발·불응성 환자 194명 중 99%에서 완전관해를 달성했으며 미세잔존질환도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특히, 해당 이중 타깃 CAR-T 세포치료는 간단한 채혈 후 등록부터 세포 주입까지 평균 7일 만에 모든 것이 진행됐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한 달 정도가 소요되며 (세포의 활동을 감소시킬 수 있는) 동결 및 해동을 포함한 기존의 CAR-T 세포 생산 방식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연구자들은 각 환자에 대해 CD19 및 CD22 타깃 CAR-T 세포를 독립적으로 생성한 다음 함께 주입하는 방식으로 두 가지의 B 세포 항원을 동시에 표적으로 삼았다. 전임상 모델에서 동시 표적이 항원 소실 후 재발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이 같은 병용요법이 약물 내성의 발달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다고 가정한 것이다.
칭-혼 푸이 박사는 "우리는 이 치료법이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불임, 심각한 신경인지장애 및 뇌종양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국소 방사선 치료로부터 일부 환자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서 194명의 재발·불응성 환자는 99%라는 완전반응률을 달성했지만, 총 1년간의 무사건생존율(event-free survival, EFS)은 73.5%였다. 43명의 환자에서 재발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식 없이 해당 이중 타깃 CAR-T 세포 치료만을 받은 국소 질환 환자의 1년차 무사건생존율은 69.2%였다. 그 중 고환에만 국한해 재발한 환자의 1년차 무사건생존율은 95%였으며, 중추신경계 재발 환자의 경우는 68.6%였다.
연구자들은 "일부 환자들은 CD19 및 CD22 CAR-T 세포 반응의 손실을 경험했다"라며 "CD22에 대한 CAR-T 세포는 CD19 타깃 CAR-T 세포만큼 강력하게 확산되지 않았고 지속성도 없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향후 연구를 통해 CD22 타깃 CAR-T 세포의 지속성과 활성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 결과의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자들은 "이 연구에서 국소 질환 환자 중 고환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결과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확립하고, 무엇보다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보다 고환에서 재발했을 때 반응률이 더 높았던 이유를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전문위원이자 소아암 전문가인 스티븐 헝거(Stephen P. Hunger) 박사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재발·불응성 환자에서 99%의 완전반응률은 매우 인상적이며, 1년차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200명 이상의 환자를 단기간에 치료할 수 있는 임상의의 능력과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CAR-T 세포를 빠르게 제조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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