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희귀질환자 삶의 질 개선 국회 토론회 개최
서울대병원 강혜련 교수, 유전성혈관부종 치료제 접근성 한계 지적

환자 10명 중 1명은 발작 시 부종으로 인해 기도가 막혀 죽음에 이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희귀질환인 유전성혈관부종.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지만 고가여서 쓰지 못하고 있다며 희귀질한자의 특성을 고려한 급여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강혜련 교수는 12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주최로 열린 '희귀질환자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유전성혈관부종 환자들의 고통을 소개하며, "희귀질환은 치료제 유무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희귀질환 특성을 고려한 보험급여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주최로 열린 '희귀질환자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주최로 열린 '희귀질환자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

유전성혈관부종(HAE·Hereditary Angioedema)은 얼굴·후두·복부·손·발 등 특정 신체 부위를 돌아다니며 반복적으로 급성 부종 형태의 급성 발작이 나타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SERPING1 유전자 등의 변이로 인해 체내 C1-에스테라제(C1 esterase) 억제제의 결핍이나 기능부전이 초래돼 혈관 내 체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부종이 초래된다. 

강 교수는 "유전성혈관부종 환자 10명의 1명은 부종으로 기도가 막혀 죽음에 이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평소에는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발작이 났을 때는 후두 부종으로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을 겪게되는 위험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유전성혈관부종의 발병률은 5만명 당 1명으로, 국내 인구가 5,000만명이라고 한다면 1,000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산정특례질환자 통계로 살펴본 결과 2022년 환자수는 152명에 불과하다"며 "진단까지 대개 10년씩 걸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진단된다 하더라도 치료법이 해결되지 않으니 환자들은 증상(발작)이 언제 나타날지 하루하루를 불안해하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강혜련 교수
서울대병원 강혜련 교수

강 교수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여러가지 치료제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급성 발작 시 발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약으로 피라지르(이카티반트 아세테이트)가 있다. 하지만 유전성혈관부종 환자의 근본 치료는 발작을 예방하는데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지적이다. 현재 유전성혈관부종 예방약으로 처방되고 있는 약은 다나졸과 도란사민 2가지다. 

그러나 도란사민은 효과가 약해 예방용 약제로 이름을 올리기 어렵고 다나졸의 경우 효과는 좋지만 남성호르몬제제라 여성들의 경우 남성화가 초래되고 이로 인해 월경이상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다나졸을 장기복용할 경우 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의사로서도 처방하면서도 마음이 무겁다고.

혈관부종을 예방할 수 있는 약제가 국내에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혈액을 확장하는 '브레디키닌'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한국다케다제약의 '탁자이로'가 이미 국내에 허가돼 있다. 그러나 고가약이다보니 국내에서는 아직 공급되고 있지 못하다. 

이에 강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가 선택적인 복지라고 했는데 치료법이 없는 경우와 치료법이 있는 경우는 우리가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나라에서 다 할 수는 없더라도 약가를 조정하든지 어떻게든 나라의 시스템을 가동해서 환자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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