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개소
"중증 소아 환자 단기 돌봄 가치 입증할 것"

국내 첫 소아단기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개소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국내 첫 소아단기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개소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지난달 30일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도토리하우스'가 첫 도토리들을 맞이했다. 중증·희귀·난치 질환을 앓는 어린이 환자들이다. 가족들은 의료진에게 아이를 맡기고 돌아갔다. 앞으로 며칠간 아이도 부모도 꿈 같은 휴식을 누린다.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가 있는 가정은 대부분 극단적인 '독박 돌봄' 상태에 빠져 있다. 보호자 10명 중 8명은 1년에 단 나흘도 쉬지 못한다. 수면시간은 5시간 내외다. 본인 건강을 돌볼 시간조차 없다.

도토리하우스는 이런 돌봄 부담을 완화하고자 문을 연 국내 최초 단기 돌봄(respite care) 전문 시설이다. 넥슨재단과 보건복지부가 지원한다. 이날 첫 번째 입원 환자 5명이 입소를 마쳤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사전외래로 95명이 진료받았다. 확정된 입원 건수는 89건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날 서울대 암연구소에서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개소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소 준비 과정과 앞으로 운영 계획을 밝혔다.

김민선 센터장(소아청소년과)은 "소아 중증 환자 가정에게 병원은 치료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힘든 공간'이기도 하다.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을 떠나 전혀 새로운 공간에서 돌봄받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며 "도토리하우스를 통해 믿을 수 있는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아이를 돌보며 가정에 안정과 휴식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도토리하우스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5명이 24시간 상주한다. 간호사 1명이 환자 2~4명을 담당한다. 사회복지사와 음악치료사, 자원봉사자 등과 연계해 환자와 보호자, 가족을 위한 돌봄 프로그램도 열 계획이다.

김민선 센터장은 서울대병원과 동일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토리하우스에서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 가정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했다(ⓒ청년의사).

최은화 어린이병원장은 "독립형 단기돌봄센터이자 어린이 환자를 위한 간호간병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첫 번째 사례다. 독립된 건물을 사용하지만 환경과 시설·장비는 서울대어린이병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마련했다"고 했다.

최 원장은 "처음 구상에서 시작해 약 5년의 세월이 걸렸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환자·보호자와 함께 새로운 치료와 돌봄 모델을 만들고 이를 확대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며 "질병의 치료를 넘어 환자와 가족의 삶까지 돌보는 포괄적인 진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도토리하우스 성공으로 단기 돌봄 가치 증명하겠다"

병원과 독립된 공간을 운영하는 데 연간 35억원이 투입된다. 돌봄 서비스는 '중증소아 단기입원서비스 시범사업'으로 수가를 받고 의료비 일부는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사업'으로 보상받을 계획이다. 환자·보호자를 위한 돌봄 프로그램은 넥슨재단을 비롯해 어린이병원 후원으로 충당한다.

그래도 피할 수 없는 적자는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게 서울대병원 각오다. 열악한 소아 의료 환경에서 단기 돌봄이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적자를 감수해야만 하는 구조이지만) 이런 사업을 하는 것이야말로 서울대병원의 미션이다. (적자가 나더라도) 소아 단기 돌봄 분야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든다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토리하우스 모델 성공이다.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단기 돌봄) 가치를 확인해 복지 사회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전인적인 치료 환경을 마련하고 의료 서비스 강화로 공공의료 지평을 넓혀가겠다"고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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