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다리 연결하는 관절…심하면 다리 절면서 못 걸어
‘관절염’은 여러 원인으로 생기는 관절 부위 염증이다. 한편 관절염을 무릎에만 생기는 질환으로 많이 오해한다. 하지만 우리 몸에는 360여 개의 관절이 있다. 무릎뿐만 아니라 관절을 구성하는 뼈와 연골 손상‧퇴행성 변화로 관절염은 몸 어디에도 생긴다.
무릎에 비해 관절염 빈도는 낮지만 고관절에 생긴 관절염도 마찬가지다. 고관절 관절염도 퇴행성부터 류마티스성‧감염성‧신경병성‧통풍성 등을 원인으로 모든 종류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고관절은 엉덩이 부위 관절이다. 골반과 넓적다리의 뼈를 연결하는 관절이다. 어깨에 비해 운동범위가 좁지만 허벅지와 종아리를 포함한 다리 운동에 관여하는 중요 관절 부위다. 보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비만 인구 증가는 고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높여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잘못된 자세와 한국인들의 좌식 문화는 고관절을 포함해 주변 조직에 손상을 준다.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관절 관절염이 생기면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엉덩이나 사타구니‧대퇴부 등에서 뻑뻑하고 불편한 느낌이 나타난다. 서서 움직일 때는 통증이 생겼다가 휴식하면 나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고관절 관절염을 방치하면 고관절이 구축되거나 염증이 악화해 쉬어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지경에 이른다. 더 심해져 연골이 완전히 닳게 되면 뼈와 뼈가 직접 닿아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고관절 회전‧굴곡 등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한편 통증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이 약해져 걸을 때 다리를 절기도 한다.
관절염 진단은 증상‧발현 시기, 관절 운동 범위, 관절 변화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엑스레이, MRI(자기공명영상장치) 등 영상의학적 검사를 한다.
초기 고관절 관절염은 과도한 고관절 사용을 금하고, 휴식하면서 소염진통제 등 약물이나 온열요법‧물리치료 등을 받는다. 비만하면 체중을 줄인다. 의료진 판단에 따라 관절 기능을 유지하고 운동 범위나 근력을 높이기 위한 수영과 실내자전거 등 운동이 좋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하면 수술치료를 한다. 초기 고관절 관절염은 연골‧뼈 조직의 손상된 부분을 제거하고, 고정하는 수술을 하면 호전될 수 있다. 이에 비해 손상 정도가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로 정상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 최근 의학기술 발전은 고령에도 인공관절 수술로 보행 장애를 개선하고,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고관절을 비롯해 관절염 예방을 위해서는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을 관리하고, 적절한 운동으로 관절 범위를 유지하면서 근력을 키우는 게 좋다.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거나 올바르지 못한 자세는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는 만큼 삼가야 한다.
음식을 짜게 먹거나 카페인 섭취량이 많으면 칼슘이 손실될 수 있어 주의한다. 이에 비해 골밀도에 좋은 영향을 주는 칼슘과 비타민D‧비타민K 등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한다.
대동병원 관절센터 서진혁(정형외과 전문의) 과장은 “고관절에도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는 인식이 적어 엉덩이 통증을 허리디스크로 오해해 외래를 찾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며 “둘 다 엉덩이 통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다른 질환인 만큼 정확한 통증 부위‧원인 등을 정형외과 전문의 진단을 받아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