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 치매와 수면 상관 관계 역설
최근 치매 연구진들이 수면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현재 치매치료제가 없는 데다 잠이 치매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 까닭이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는 올 하반기 출간한 건강서 '잠의 힘'에서 "수면에 문제가 있으면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증가하고,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라며 "또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면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의미있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수면을 잘 관리하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잠을 자는 동안 뇌에 쌓인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가 배출되기 때문에, 잠은 뇌 청소부 역할을 하는 셈인데 특히 가장 흔한 치매 유형인 '알츠하이머병'이 아밀로이드 단백과 관련이 깊다.
정기영 교수는 "우리 뇌가 활동하면서 생긴 대사산물은 잠을 통해 배출되고 해소된다"며 "대뇌에 독성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 신경세포 내에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이 응집돼 신경원섬유매듭을 이루면서 결국 신경세포들을 퇴화시켜 치매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는 수면 건강을 챙기면 치매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정 교수는 "영국에서 10만여 명을 25년간 추적 관찰하면서 수면 시간과 치매 발생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50~60대에 6시간보다 적게 잠을 잔 사람들은 7시간 잔 사람에 비해 치매가 20~30% 정도 많이 발생했다"며 "7시간 이상 자는 사람도 적게 잔 경우와 비슷하게 치매 발생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수면 시간도 중요하지만 수면의 질도 치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뇌에서 생성된 대사산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 글림프시스템인데, 이것은 각성보다 수면, 특히 깊은 수면 중에 두 배 정도의 속도로 대사산물을 배출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확인된 까닭이다.
정기영 교수는 "수면이 좋지 않거나 수면장애가 있다면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배설이 감소하면서 뇌 내 축적이 증가해 치매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며 잠의 양과 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노년의 건강한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참고 서적=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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