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김민석 센터장 “심장이식 전 가교 역할 '인공심장'”

서울아산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  정철현 교수가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던 이 모 씨(30대)에게 심장이식 전까지 건강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좌심실보조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LVAD·엘바드) 삽입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 정철현 교수가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던 이 모 씨(30대)에게 심장이식 전까지 건강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좌심실보조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LVAD·엘바드) 삽입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폐에서 산소샤워를 마친 혈액을 심장 밖으로 뿜어내는 심장의 '좌심실' 근육이 늘어지는 희귀질환인 '확장성 심근병증'의 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심장을 넣는 치료가 '심장이식' 전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4일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고 있던 엄마가 2009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받은데 이어, 그녀의 아들이 지난해 말 같은 병으로 '인공심장'을 이식받아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는 지난해 11월 말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던 이 모 씨(30대)에게 심장이식 전까지 건강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좌심실보조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LVAD·엘바드) 삽입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100번째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씨의 어머니인 김 씨는 지난 2009년 6월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던 중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뇌사자 심장을 이식받을 수 있다는 기적 같은 연락을 받고, 40대에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정성호 교수의 집도 아래 성공적으로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심장이식 기증자의 부족으로 그때와 같이 지금도 심장을 이식받는 일은 기적 같은 일이지만, 현재는 확장성 심근병증의 치료기술이 발달해 심장이식을 받기 전까지 안전하고 건강하게 '심장이식'에 대기할 수 있도록 인공심장을 삽입하는 수술이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좌심실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결국 심부전을 초래한다. 심부전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심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다. 관상동맥질환이나 확장성 심근병증, 선천성 심장질환 등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심부전 초기에는 약물로 치료하지만 말기라면 심장이식이 최선이다.

하지만 심장이식 기증자가 적어 대기기간 중에 사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고,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이 많은 환자는 심장이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심부전 환자의 심장펌프기능을 대신해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돕는 기계 장치인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이 시행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 김민석 센터장(심장내과 교수)은 “높은 심장이식 수술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기증자가 부족해 이식 대기 중 사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심부전 환자의 치료 경험과 심장이식 수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환자 생존율 및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도 적극 시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인 이 모 씨는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돕는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기 위해 지난해 11월 30일에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정철현 교수의 집도로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인공심장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이 씨는 지난해 12월 29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 씨는 “수술 전에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피로감이 심했는데, 수술 후에는 자연스럽게 숨이 쉬어져 만족스럽다. 퇴원하면 가볍게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가까운 곳으로 여행도 다닐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갑진년 한 해를 보내면서 심장이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는 1992년 국내 처음으로 뇌사자 심장이식 수술 후 2001년에는 국내 최연소 환자 심장이식도 시행했다. 최근까지 900건 이상의 심장이식을 시행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심장이식 수술을 했다. 생존율도 1년 95%, 5년 86%, 10년 76%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5년 6월 3세대 좌심실보조장치를 국내 첫 시행한 이후 꾸준히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26건을 진행해 최근 100례를 달성했다.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한 환자의 1년 생존율은 전 세계적으로 80% 정도인데, 서울아산병원은 82.6%이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한 환자의 평균 나이는 58.7세였으며, 최연소 17세부터 최고령 7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해왔다. 그 중 41명은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한 이후 건강하게 대기하다가 심장이식을 받아 새로운 심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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