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서울 응급의학과 김건 교수에게 듣는 연휴 응급상황 대처법

설 명절에는 평소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이 모이고, 연휴 동안 멀리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한편 설 연휴는 교통사고와 화상장염 등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평소 대비 2배 이상 급증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김건 교수에게 설 명절 연휴에 많이 생기는 응급 질환과 이들 질환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하게 들었다.

Q1. 화상 입었을 때는 소주 붓기?

과거 화상 자리에 소주를 부어 열을 내리고 소독을 하는 민간요법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화상은 대량의 음식을 요리하는 명절에 가장 많은 환자가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뜨거운 기름이나 물, 전기장판 등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소주 등 알코올을 부으면 환부 모세혈관이 확장돼 부종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또 열기를 내리기 위해 얼음감자오이 등을 환부에 대는 경우도 많다. 이는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오히려 피해야 한다.

화상을 입은 즉시 흐르는 찬물로 환부를 씻어내고, 15분 이상 찬물에 담가두는 것이 좋다.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이때 물집을 집에서 터뜨리면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진다. 반드시 병원 응급실을 찾아 소독과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차가운 물에 적신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 등으로 환부를 덮은 채 응급실로 오면 된다.

Q2.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다면 밥을 삼켜라?

명절 음식에 조기 등 생선요리가 빠지지 않는다. 생선을 먹다 가시가 목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 많이 알려진 응급처치법은 맨밥 한 숟가락을 삼킨다는 것이다. 이는 가시를 움직이게 하면서 가시가 오히려 더 깊이 박히게 하거나 식도에 구멍을 만들 수 있다.

또 레몬이나 식초 등 산이 있는 음식을 먹어 가시를 부드럽게 하거나 녹이는 민간요법도 있다. 하지만 레몬이나 식초가 상처 입은 식도를 자극하면서 식도염 등이 유발될 수 있어 금물이다.

깊이 박힌 가시가 아니라면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렇게 해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깊이 박힌 상처는 응급실을 찾아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집에서 생선 가시를 인위적으로 빼기 위해 일부러 구토하거나 소독되지 않은 핀셋손가락 등을 목 안쪽으로 집어넣는 것을 절대 피해야 한다.

Q3. 알레르기 급한데, 약 빌려 먹을까?

명절 기간 친지 등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평소와 다른 음식을 먹으면 자신도 모르던 알레르기가 발현되거나 알고 있던 알레르기 유발 음식도 실수로 먹게 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재채기와 가려움증두드러기, 호흡곤란, 구토설사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를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피부를 긁거나 냉찜질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갑작스러운 알레르기에 마음이 급해져 다른 사람의 알레르기약을 빌려 먹는 등 의사약사와 상의하지 않은 약 복용 또한 피해야 한다.

음식 알레르기는 해당 음식 섭취를 가능한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친척들에게도 미리 알레르기를 공유하고 음식 조리부터 주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알레르기 정도가 심하면 의사와 상의해 응급처치용 항히스타민제, 항염증제 등을 처방받고 평소 휴대하는 것이 좋다. 처음 발현된 알레르기이거나, 정도가 심하면 빠르게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이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김건 교수는 질환은 사전에 주의하고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혹시 응급 질환이 발생했다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상태를 악화시키지 말고, 빠르게 119 구급대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적절히 대처하면 더 건강한 연휴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