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이정아 교수에게 듣는 '암환자의 체중관리'
살 빠지면 암 치료 부작용 심화·면역력 저하로 치료 방해
살 찌면 에스트로겐·인슐린·성장호르몬↑돼 암성장 촉진
체질량지수 25 정도 유지를…"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해야"
암 진단 뒤 살이 빠지면 위험하고, 살이 찌면 좋은 것일까? 사실 그렇지 않다. 살이 적정체중 이하로 빠지거나 적정체중 이상으로 찌는 것 모두 암환자에게 좋지 않은데, 암치료 중에는 다양한 상황에서 체중이 변할 수 있어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이정아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아산병원'에서 "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종종 체중변화에 직면한다. 항암치료의 부작용, 식욕 감소 또는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으로 체중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체중 변화가 암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암치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까닭에 체중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암치료 초기, 암 환자가 되었다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으로 인해 식욕이 떨어지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문제로 체중이 흔히 줄 수 있다. 또 수술 전 항암치료로 인한 구토와 설사 등의 부작용으로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
이정아 교수는 "체중 감소는 힘을 내서 이겨야 하는 암치료를 더디게 하고 부작용을 더 심화시키고 면역력을 저하시켜 치료를 방해거나 재발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체중이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살이 빠지는 것만이 아니라 살이 찌는 것도 암환자에게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이 교수는 "암 치료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식욕이 회복되고 활동량은 줄어들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환자가 있다. 체중 증가는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유발하고 이는 결국 암치료를 방해하고 다른 질환의 발병이나 암 재발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암치료에서 체중감소도 문제지만 체중증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흔히 암환자들이 체중관리 관련 오해해 잘못하는 일들이 있다. 암치료 중에는 잘 챙겨먹어야 암과 잘 싸울 수 있다는 생각에 필요 이상의 영양분을 섭취하는 일이 그것이다.
이정아 교수는 "보통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암 치료여정에서 마르고 야위어가는 이미지 때문에, 또 기운을 내야 암을 이겨낸다는 생각에 섭취를 무조건 늘리는 환자도 있고 보조영양제 등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환자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암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암종별, 기수별로 암 자체 때문에 체중이 늘거나 빠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대표적으로 위나 장 등 영양 섭취와 관련된 곳에 암이 생긴 경우 섭취에 어려움이 있어 보통 체중이 줄고 유방암의 경우에는 1기에는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암치료 뒤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환자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체중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이정아 교수는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에서의 비만은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살이 찌면 에스트로겐, 인슐린, 성장호르몬 등의 암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 25 정도를 유지할 것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암환자의 체중조절은 암의 종류, 병기, 치료방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기본은 균형잡힌 식사와 운동 등의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체중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운동부족 등으로 증가한 체중을 단순히 음식 섭취만 줄여서 체중을 조절하게 되면 근육이 감소하는 등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균형잡힌 식사를 통해 적절한 영양을 섭취할 것을 권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이다. 또한 영양소 중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간혹 소고기,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오해하는 암환자가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이정아 교수는 "붉은 고기에 포함된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등으로 염증 수치가 올라가고 이는 결국 암을 악화시킨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며 "붉은 고기만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붉은 고기에는 단백질, 철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게 담겨있어 근육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암치료 중 발생하는 근육량 감소는 암치료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영양소와 함께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 교수는 "암치료 중 체중관리는 재발을 낮추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기에 주의를 기울이고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스스로 그 방법을 찾기 어렵다면 담당의료진을 만나 긴밀히 상의할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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