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자외선 높아 ‘피부암’ 위험 높아
흐린 날도, 맑은 날도 자외선 차단제 필수
속담에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고 했다. 봄과 가을은 햇살이나 기온은 비슷하다. 하지만 봄볕은 가을볕에 비해 피부에 더 좋지 않다. 봄볕은 가을볕보다 일사량이 많고, 자외선 지수도 높다.
한편 ‘피부암’은 몸 가장 바깥 피부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피부암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햇빛, 특히 자외선이다. 피부가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DNA를 손상시키면서 발생한다.
피부암은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 등 다양하다.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가 좋다. 하지만 악성흑색종은 전이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암이다.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피부암 자외선 노출이 가장 큰 원인
피부암은 크게 악성흑색종과 비흑색종 피부암으로 나뉜다. 악성흑색종은 피부암 가운데서도 위험한 질환이다. 국내 5년 상대 생존율은 60% 정도다. 비흑색종 피부암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 가장 많다.
피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이다. 자외선이 유전자 정보가 담긴 DNA에 손상을 주고, 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이 발생한다. 태닝 역시 피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나 면역억제제의 장기 복용도 피부암의 원인이다.
최근 피부암 환자 5년 동안 34% 늘어
피부암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급속도로 늘고 있는 암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피부암은 두 배 이상 폭증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햇볕 노출 시간과 자외선 누적량이 많아졌고, 각종 레저스포츠와 여행을 즐기면서 햇빛 노출이 늘었다. 과거보다 대기 오염으로 오존층이 얇아진 것도 피부암이 늘고 있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부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피부암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8년 2만 3,605명에서 2022년 3만 1,661명으로 5년 사이 무려 34% 증가했다.
가장 많은 기저세포암, 눈‧코‧입 주위에 잘 생겨
피부암 가운데 기저세포암이 가장 많다. 피부 가장 바깥 부위 표피 최하단인 기저층이나 모낭을 구성하는 세포에 발생한다. 얼굴과 목‧두피를 포함해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주로 생긴다. 특히 눈‧코‧입 주위에 많이 발생한다.
기저세포암은 점이랑 헷갈릴 수 있는 암이다. 초기에는 점과 구분이 쉽지 않아 점을 빼러 갔다가 발견되기도 한다. 기저세포암은 점과 달라 약간 푸른빛이나 잿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간혹 상처가 생기거나 궤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피가 나기도 한다.
전이될 수 있는 악성흑색종…손‧발에 많이 생겨
두 번째로 많은 피부암은 편평세포암이다. 피부 각질을 형성하는 세포에서 발생하고, 얼굴과 목에 많이 생긴다. 각질이 많이 일어나거나 마치 혹이나 사마귀처럼 보이기도 한다. 피가 나거나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편평세포암은 초기 광선 각화증에서 점차 암으로 진행한다. 광선 각화증은 흔한 피부질환으로 빨갛게 보이는 반점에 각질이 계속 일어나고 거칠거칠 만져진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악성흑색종은 멜라닌세포에서 발생한다. 피부암 가운데 전이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게는 주로 손‧발에 많이 생긴다. 악성흑색종도 반점이나 결절로 보여 검은 점으로 오해하기 쉽다.
일반 점은 모양이 대칭으로 나타나고, 주변 피부와 경계가 뚜렷하다. 이에 비해 흑색종은 대칭적이지 않고, 주변 경계가 불규칙하다. 색이 일정하지 않고, 점차 커지는 특징을 보인다.
피부암 조기 발견하려면…‘ABCDE 룰’ 기억해야
피부암은 눈에 잘 띄는 곳에 많이 생긴다. 하지만 점이나, 검버섯‧궤양 등 다른 피부 증상과 유사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피부암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ABCDE 룰’을 기억하면 된다.
A는 Asymmetry, ‘비대칭’이다. 점을 반으로 갈랐을 때 양쪽 모양이 많이 다르면 의심해 봐야 한다. B는 Border, ‘경계부’를 봐야 한다. 점과 달리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면 피부암의 확률이 높아진다.
C는 Color, ‘색깔’이 균일하지 않고 여러 색이 섞여 있는지 봐야 한다. D는 Diameter, ‘크기’다. 절대 기준은 아니지만 대략 6㎜ 이상이면 피부암 위험도가 높다고 본다. E는 Evolving, ‘점점 커지거나 튀어나오는지’ 경과를 본다. 이 5가지 기준에 해당한다면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피부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암 조직 수술로 완벽 제거, 미용 재건도 중요
피부암은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필요에 따라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악성흑색종은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감시림프절생검을 추가로 한다. 피부암 일차 치료는 수술이다. 이때 두 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완전 절제하고, 미용‧기능적으로 완벽하게 피부를 재건하는 것이다.
수술 외에는 전기로 태우는 소작술이나, 소파술, 냉동치료, 방사선치료, 이미퀴모드 연고 등이 있다. 수술이 어려울 때 한다.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악성흑색종은 수술 외에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피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자외선은 피부에 누적되는 만큼 어려서부터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며 “흐린 날에도 파장이 긴 자외선 A는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안심하면 안 된다. 피부에 신경을 쓰지 않는 남성들도 자외선 차단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박종훈의 골육(骨肉)종 이야기] 죽은 사람 뼈를 내 몸에 넣었다고요?
- 병원에 도입된 AI…퇴원 환자 예측으로 환자만족도·병상가동률 UP
- '빨개진 피부'만 보고 어떻게 피부과 의사가 피부질환명 내놓나 했더니…
- 법적 실명 상태 30대 망막색소변성 환자, 유전자치료로 시각 회복
- 부모가 "죽게 두라"는 자살 시도 환자까지 끝내 살리는 응급실 의사들
- 국제화·글로벌화 선언 원년된 'KCR 2024'...24개국 800명 참석
- 아이 치아 관리, 유치에서 영구치로 넘어가는 6~7세 골든타임
- 반복되는 복통·설사, 과민성대장증후군?…'이땐' 크론병 의심해야 한다
- '의대 증원=공공복리' 법원 결정에 醫 "필수의료 붕괴" 경고
- 중증질환 진료비 보장률, 비급여 영향으로 ‘하락’
- 자외선 지수 높아지는 여름 다가온다…자외선과 거리 둬야 할 때!
- "완전 복강경 위아전 절제술이 폐 합병증 줄이고 예후 좋아"
- 세상에 마냥 ‘거북이암’‧‘착한암’은 없다…갑상선암에도 골든타임 있어
- 혹시나가 역시나…법원 결정에 전공의·의대생들 "복귀 안 해"
- 최근 느는 공격적 성격 희귀피부암 '메르켈암', 붉은 반점처럼 보이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