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암, 전체 악성 피부암의 약 1% 차지…다양한 형태로 발견
혈액암·HIV/AIDS·장기이식 등 면역억제 상태서 발병 위험 높아
일상서 노출 가능한 메르켈세포 폴리오마바이러스 감염도 위험
노인 증가와 면역염색 등 진단 기술 발전으로 발생률 최근 증가
초기엔 수술+방사선치료…수술 불가 땐 '방사선치료+면역치료'
전이 시 '임상연구 치료' 우선 권고…없을 땐 면역항암제로 치료
햇빛에 노출된 피부에 잘 생겨…"예방 위해 자외선 차단 중요해"

최근 늘고 있는 공격적인 성격의 희귀피부암이 있다. 바로 메르켈세포암(Merkel Cell Carcinoma, MCC)이라고도 불리는 '메르켈암'이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최근 늘고 있는 공격적인 성격의 희귀피부암이 있다. 바로 메르켈세포암(Merkel Cell Carcinoma, MCC)이라고도 불리는 '메르켈암'이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최근 늘고 있는 공격적인 성격의 희귀피부암이 있다. 바로 메르켈세포암(Merkel Cell Carcinoma, MCC)이라고도 불리는 '메르켈암'이다. 

칠곡경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인희 교수는 한국혈액암협회 유튜브 채널 'KBDCA'에서 "메르켈세포암은 상피세포 및 내분비세포의 특성을 지난 매우 공격적인 피부암"이라며 "전체 악성 피부암의 약 1%를 차지하는 매우 드문 암"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켈암은 보통 백인에게 많이 생긴다. 메르켈암 국가 별 발생률은 호주(인구 10만명당 0.82~2.5명), 뉴질랜드(인구 10만명당 0.88~0.96명), 미국(인구 10만명당 0.66~0.79명), 유럽 순이다.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에서는 드문 것으로 알려지는데, 백인 발병율이 비히스패닉 흑인의 8배 높다. 또 이 암은 남성이 여성보다 2.5배 잘 생긴다.

희귀암 '메르켈암'은 최근 발생률이 증가되고 있는데, 그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인구 고령화다. 메르켈암 진단 시 환자의 평균 연령은 약 77세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메르켈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인희 교수는 "메르켈암 발생률이 1985년부터 2013년까지 3~5배 정도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노인 환자가 많아지면서 실제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과 더불어 예전에는 면역염색과 같은 진단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는데 이런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분화된 진단으로 메르켈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암 위험 인자의 하나로 자외선 노출이 꼽힌다. 이 교수는 "햇빛에 노출된 피부에서 메르켈암이 잘 발생한다"며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여타의 피부암처럼 메르켈암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다른 위험인자는 질병이나 치료로 면역억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다.

이인희 교수는 "메르켈암 환자의 6~12%가 면역억제 상태"라며 만성림프구성백혈병 같은 혈액악성종양이나 HIV/AIDS 환자, 장기이식 환자에서 잘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메르켈세포 폴리오마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에도 메르켈암이 발생 위험이 올라간다.

이 교수는 "사실 메르켈세포 폴리오마바이러스는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고 무증상 감염이 될 수 있다"며 "이런 감염이 있는 상태에서 면역이 억제된 상태가 되면 메르켈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켈암의 여러 유형. 사진 출처=한국혈액암협회 유튜브 채널 'KBDCA'
​메르켈암의 여러 유형. 사진 출처=한국혈액암협회 유튜브 채널 'KBDCA'

메르켈암은 피부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약간 융기된 붉은색 반점으로 보일 수도 있고, 기저세포암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혈관이 안쪽에 보이고 색소침착 부위가 어느 정도 있을 때도 있다. 흑색종과 다르게 일부분만 색소침착이 보이기도 한다. 또 궤양을 동반하고 경계가 불분명한 결절 형태의 메르켈암도 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보인다. 

메르켈암은 암이 처음 생긴 피부에만 있는 '국소병기'인지, 암이 처음 시작된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퍼져나간 '진행병기'인지에 따라 치료법이 나뉜다. 우선 국소병기일 때, 수술이 가능할 경우에는 광범위 절제술에 방사선치료를 한다.

이인희 교수는 "만약 범위가 너무 넓어서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방사선치료를 먼저 하거나 면역치료를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림프절 생검을 통해 림프절 전이를 확인하고, 림프절 전이가 됐을 때는 림프절절제술을 하거나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다.

진행병기에서는 우선적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치료를 권한다. 이 교수는 "너무 희귀하기 때문에 3상 임상연구 데이터가 잘 없고, 표준치료로 면역항암제를 쓸 수 있지만, 명확히 정리된 것이 많지 않아서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희 교수는 "임상시험이 없으면 면역항암제를 쓰는데, 그 종류에는 아벨루맙, 펨브롤리주맙, 니볼루맙 등이 있다"며 "그 이후 재발한 경우에는 방사선치료나 화학치료로 세포독성항암제를 쓸 수 있지만 사실 근거가 매우 미약한 것으로 돼 있다"고 현재의 한계를 짚었다.  

1세대 세포독성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이어 3세대 면역항암제로 불리는 '면역관문억제제'는 현재 진행병기의 메르켈암 치료 옵션 중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진다. 아벨루맙, 펨브롤리주맙, 니볼루맙의 치료 효과는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돼 있다. 

이 교수는 "아벨루맙은 PD-L1을 억제함으로써 T세포가 암세포를 지속적으로 공격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면역세포 'NK세포'도 지속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게 함으로써 좀 더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벨루맙 임상연구에서 116명의 환자 중 19명인 약 16%의 환자가 암이 완전히 없어지는 완전반응을 획득했고, 23%의 환자가 부분 반응, 10%의 환자는 안정병변을 획득했다. 이인희 교수는 "약 48%의 환자는 치료를 했지만 병이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 정도면 좋은 효과여서 치료한다"고 말했다.  

표 출처=한국혈액암협회 유튜브 채널 'KBDCA'
표 출처=한국혈액암협회 유튜브 채널 'KBDCA'

펨브롤리주맙은 메르켈세포 폴리오마바이러스 양성 메르켈암 환자에서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26명의 전이성 메르켈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를 한 임상시험에서 바이러스감염 여부로 나눠 치료 반응을 살폈을 때 바이러스 양성 메르켈암 환자에서 좀 더 예후가 좋은 것으로 나왔다. 

이같은 메르켈암 치료 뒤 재발 위험이 높은 사람이 있다. 처음부터 메르켈암의 크기가 2cm 이상이거나 만성 면역억제 상태일 때, 두경부 부위에 처음 생긴 메르켈암일 때, 병리학적 검사에서 림프절 양성이거나 림프혈관 침윤이 보일 때 중 1가지라도 해당되면 재발 고위험군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메르켈암은 국소치료가 가능한 경우에는 수술 및 방사선치료가 권고되고, 수술이 불가능한 병기에서는 면역관문억제제로 좋은 치료 성적을 낼 수 있다"며 "메르켈암 예방을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이 중요해서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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