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GO의 '부인암' Deep Dive]
대한부인종양학회 홍보위원회 백지흠(아주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부인암은 여성의 생식기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이 중 자궁경부암, 자궁체부암, 난소암을 3대 부인암이라고 말한다. 저출산과 고령 임신, 서구화된 식생활 등의 영향으로 자궁체부암과 난소암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선별검사의 활성화로 조기발견율이 높지만 난소암의 경우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자궁체부암의 경우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로 20~40대 젊은 환자도 적지 않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부인암 전문가인 대한부인종양학회와 함께 <KSGO의 '부인암' Deep Dive>를 연재한다. 부인암의 진단과 치료에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의 체부 내막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20여 년 전만 해도 자궁경부암이 가장 많았으나 최근에는 ‘선진국형 암’으로 불리는 자궁내막암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22년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여자의 전체 암 발생 총 11만7,334건 중 자궁체부암은 3,492건 발생했으며, 여자 전체 암의 3.0%로 암 발생 순위 8위를 차지했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30~40대 여성에서도 자궁내막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궁내막암은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없는 상태에서 에스트로겐에만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면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비만을 포함한 대사질환, 빠른 초경, 늦은 폐경, 저출산 등의 상황이 관련이 있으며, 가족 중 자궁내막암을 비롯해 유방암,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자궁내막암으로 진단되면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을 받게 되고 수술 후 암의 최종 병기가 정해지면 보조적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수술은 통상적으로 자궁절제, 양쪽난소난관절제, 복강 내 세척술, 위험인자에 따른 림프절 절제를 포함하며 과거에는 개복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나 현재는 복강경이나 로봇과 같이 배에 작은 구멍 몇 개만 뚫는 최소침습수술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로봇 수술은 확대된 수술 시야와 정확한 술기가 가능하여 수술 후 통증과 합병증 등 부작용이 적어 최근 폭넓게 시행되고 있다.
림프절 절제는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목적에 국한되며, 주로 수술 후 보조적 치료가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역할이지만, 림프부종 등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삶의 질 저하와 관련되어 있다. 최근에는 감시림프절절제방법을 통해 덜 침습적인 방법으로 림프절의 전이를 확인하고 합병증은 줄일 수 있는 수술 술기가 시행되기도 한다.
임신을 원하는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에서는 자궁과 난소를 절제하는 수술 대신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로 암을 억제하는데 성공하면 배아이식술과 같은 보조생식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고, 출산 후 근치적인 수술을 결정하게 된다.
분화도가 좋은 초기 자궁내막암은 표준적인 수술로 치료가 종결이 되고 추적 관찰만 하면 되지만, 수술 후 병리조직검사 결과 병기가 높거나 위험인자가 보이는 경우 재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와 같은 보조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암치료는 통상적으로 3기 이상의 환자에서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 병합요법을 6회 시행하며, 최근 연구에서는 면역항암제를 같이 사용했을 때 암의 재발률이 획기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재발성 자궁내막암에서는 면역항암제와 렌바티닙 또는 파프억제제의 병합 요법도 시행되고 있다. PD-1 저해제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는 이전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의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진행을 나타낸 재발성 또는 진행성 불일치 복구결함(dMMR)/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MSI-H) 자궁내막암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으며 향상된 생존 결과를 기대해본다.
백지흠 교수는 한양대 의과대학을 나와 한양대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 세브란스병원에서 부인종양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현재 아주대병원 산부인과에서 자궁경부암, 자궁암, 난소암 등의 부인종양 및 부인과 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특히 로봇수술과 단일공복강경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한다. 대한산부인과내시경학회, 대한산부인과로봇수술학회, 아시아부인과로봇수술학회 상임이사로,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부인종양학회, 대한부인종양연구회 정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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