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가장 많아…6개월에 한번 정기 검사 받아야
간은 인체 내에서 큰 장기 가운데 하나다. 간은 영양분을 저장‧방출하고, 해독‧면역작용, 음식물 소화와 분해 기능 등 막중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중요 장기인 간에 지속적인 자극으로 간세포가 고유 기능을 상실하고 암세포로 변한 질환이 ‘간암’이다.
간암은 초기뿐 아니라 많이 진행된 경우에도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거의 없거나 미미해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국가암정보센터 2021년 암 등록 통계 자료를 보면, 간암은 주요 암종 암 발생 현황에서 7위(1만 5,131명)를 기록했다. 간암 5년 생존율은 39.3%로 예후도 좋지 않다.
50~6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는 간암, 특별한 증상도 없어
간암은 보통 50~60대에 가장 많이 생긴다. 간암은 이처럼 한창 활동할 연령대에서 많이 나타난다. 2023년 12월 중앙암등록본부 발표 자료를 보면, 국내 간암 환자 가운데 60대가 29.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뒤를 70대(25.9%)와 50대(25.9%)로 나타났다.
간암이 위험한 이유는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대표 간암 증상으로 우상복부통증과 덩어리 만져짐, 체중감소, 황달 등이 손에 꼽힌다. 이들 증상은 초기 간암뿐만 아니라 이미 진행된 단계에서도 나타난다.
한편 건강검진에서 혹이 나왔다고 모두 암은 아니다. 양성종양은 대부분 장기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악성종양은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이에 대한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간암은 고유 세포 암성변이로 생긴 ‘원발성 간암’과 다른 장기에서 발생해 간으로 옮겨진 ‘전이성 간암’으로 나뉜다. 원발성 간암의 90% 정도는 간세포 이상으로 발생하는 간세포암종이다. 담관 세포 이상으로 발생하는 담관암종이 대표적이다. 드물게 맥관육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간암 원인 68% 만성 바이러스간염…간염, 반드시 치료 받아야
국내 간암 발병원인 분석을 보면 68% 정도는 만성 바이러스간염(B형‧C형)이 원인이다. 이 가운데 B형간염이 간암 원인의 58%를 차지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도가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형간염도 감염되면 만성화나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는 비율은 55~85% 정도로 높다.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 음주 인구 비율이 증가하고, 전체 인구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유병률도 늘면서 알코올 간질환,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같은 대사질환이 간암의 원인 질환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은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균 수명 증가와 젊을 때부터 발병해 유병기간이 길어지면서 향후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방간’을 가벼운 질환으로 여겨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방간염과 섬유화가 있으면 간경변증, 간암 같은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어떤 원인이든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면 간암 발생 위험이 커지는 만큼 전문의 진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간암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 검진과 예방접종
간암 치료는 크게 근치적(절제술) 치료법과 비근치적 치료법으로 구분한다. 근치적 치료법은 간절제술, 고주파치료, 간이식이 있고 비근치적 치료법에는 경동맥 화학 색전술, 전신치료로 나눌 수 있다. 경동맥 화학 색전술은 암세포를 먹여 살리는 혈관을 막아 암세포 성장 억제와 자연 사멸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다발상 간암 치료에 이용되고 크기가 작은 간암에서 근치적 치료만큼 효과가 좋다. 최근에는 약물방출 미세구 색전술, 방사선 색전술까지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전신치료는 간문맥을 침범하거나 간 밖으로 전이된 경우에 한다. 국소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 국소치료 적용이 어려운 경우에 시행한다. 최근 면역‧표적항암제들이 간암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이고, 면역함암제로 치료받는 간암 환자는 진행된 상태에서도 완치가 되는 경우도 일부에서 보고되고 있다.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원인이 분명한 암이다.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위험인자를 제거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의 58% 이상이 B형간염이 원인인 만큼 B형간염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C형간염은 예방접종이 없어 발병하면 반드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간혹 B형간염 접종자 가운데 일부는 면역반응 차이로 항체 형성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굳이 재접종할 필요는 없다. 단 가족 중에 B형간염 환자가 있다거나 혈액투석 등 고위험군에 속하고, 의료직에 종사한다면 재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
음주는 간 손상의 주요 원인이다. 알코올 간 질환으로 간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간경변증을 거치게 된다. 음주로 간 손상이 있다면 반드시 음주량을 줄이고 금주하는 것이 좋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있는 환자는 체중감량과 식이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이 치료에 중요하다.
고대구로병원 간센터 이영선 교수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는 간경변증이 없어도 간암으로 진행하기도 하고, 간이 초음파로 잘 보이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며 “40세 이상 간경변증과 만성 B형간염, C형간염이 있으면 6개월에 한 번은 국가 간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 금주와 정기 건강검진이 간암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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