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유행후 급격히 감소했던 진료 건수·항생제 처방률 모두 증가
전년대비 주사제 처방률·약품목수↑…주사제‧해열‧진통‧소염제 多

코로나19 유행으로 병원 이용이 줄면서 줄었던 급성상기도감염(감기 등)과 급성하기도감염(급성기관지염 등) 환자가 코로나 엔데믹 이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로 인해 그동안 감소세였던 항생제 및 주사제 처방률도 높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1일 전체 의료기관(총 5만4,017개소)을 대상으로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외래 진료내역을 평가한 약제적정성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의 항생제처방률은 41.42%로 전년도 32.36% 대비 9.06%p 증가했다. 

2020년~2023년 외래 진료내역을 분석한 결과, 급성 상·하기도감염(주상병 기준)으로 진료한 명세서 건수는 코로나 유행 후 급격히 감소하여 21년에는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 방역조치로 인해 다른 호흡기계 질환이 함께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3년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코로나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서 급성 상·하기도감염 진료 건수와 항생제 처방률이 모두 증가했다. 모니터링 지표인 외래 전체 상병, 호흡기계질환의 항생제 처방률도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급성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의 경우 코로나 유행 당시에도 병원 이용이 줄면서 감소추세에 있었지만 엔데믹 후 마스크 착용이 줄고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항생제 처방이 증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병원 50.97%, 의원 40.90%, 종합병원 32.79% 순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고, 상급종합병원이 4.44%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영유아가 48.68%로 급성상기도감염에 항생제를 가장 많이 처방했고, 소아청소년 42.89%, 성인 40.37%이며 노인이 27.24%로 가장 낮았다.

급성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도 2023년은 59.76%로 전년도 54.06% 대비 5.70%p 증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 60.09%, 병원 58.53%, 종합병원 46.67% 순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고, 상급종합병원이 8.87%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영유아가 62.65%로 가장 높았고, 소아청소년 61.72%, 성인 60.13%, 노인이 44.30% 순이었다.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2023년 코로나 엔데믹 후 다양한 호흡기 감염증이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유행하면서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의 감별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하기도감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을 우려하여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한 “임상 현장의 어려움이 있지만 항생제는 적절하게 처방하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 발생 위험과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급성 상·하기도 감염(감기, 급성기관지염 등)은 주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인 만큼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사제 처방률은 12.60%로 전년도 10.77% 대비 1.83%p 증가했고, 처방건당 약품목수는 3.82개로 전년도 3.64개 대비 0.18개 증가했다.

상병별로 분석한 결과 급성 상·하기도감염 등 호흡기계질환에서 전년 대비 주사제 처방률과 약품목수가 더 많이 증가했고, 가장 많이 처방한 주사제와 경구 약제는 해열‧진통‧소염제로 확인됐다.

연령별 주사제 처방률은 노인이 15.56%로 가장 높고, 성인 13.85%, 소아청소년 5.38%, 영유아 2.57% 순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그러나 주사제는 경구투약을 할 수 없거나 경구투약 시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경우,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치료효과가 필요한 경우 등에 한해서만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기원 평가관리실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항생제 처방률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성과도 있었지만, 코로나 유행 이후 항생제 처방률이 다시 오른 만큼 앞으로 질 향상 지원 등 의료기관 지원을 강화하고, 가감지급사업을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심평원은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기관에는 별도로 안내문을 발송하고 국민의 안전한 약물 사용 및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대국민 홍보 활동도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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