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위암 환자는 수술이나 항암요법 등 우리 몸을 극도로 상하게 만드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체중 감소, 특히 근육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먹는 양이 줄고 소화나 흡수에도 지장이 오기 때문에 영양결핍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장기적으로 면역력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며, 암의 재발 뿐만 아니라 각종 감염질환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수술 전에는 잘 걸리지 않았던 감기나 독감을 자주 앓게 되거나, 생각지 않던 대상포진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한 경우 폐렴으로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까닭에 면역력이 저하된 소아나 노인에게 주로 이뤄지는 예방접종이 암 환자들에게도 꼭 필요하다. 위암 환자에게 어떤 종류의 예방접종이 필요한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일반 감기와 다른 '독감', 유발 바이러스 늘 달라 매년 접종 필요해

독감은 일반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라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으로 발열, 기침, 몸살 등 일반적인 호흡기 증상 외에 폐렴, 심근염, 뇌염, 다발성 장기기능부전 및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65세 이상의 고령이나 2세 미만의 소아, 각종 만성질환 환자, 암 환자 등 독감의 고위험군은 반드시 매년 10월~11월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독감백신을 접종하면 예방효과와 함께 설사 감염되더라도 합병증과 사망위험을 낮출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접종을 해야 한다.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매년 다르기 때문에 매년 접종이 필요하며 4가지 바이러스(4가) 또는 3가지 바이러스(3가)를 커버하는 백신을 사용하게 된다. 접종 후 2주 정도 지나면 항체가 형성되므로 유행기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접종을 해야 한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면역력 떨어질 때 문제되는 '대상포진', 재조합 백신으로 예방을

대상포진은 피부의 발진과 물집 형태의 병변을 보이고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어린 시절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돼 수두를 앓은 후 체내에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문제를 일으킨다.

수두 바이러스는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질 경우 신경을 타고 내려와 피부에서 염증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이 대상포진이다. 즉, 수두와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동일한 것이다.

발생되는 질환은 다르나 원인은 같으므로 최근에는 이 바이러스를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라고 부른다.

대상포진은 젊은 사람에서는 드물게 나타나고 대개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주로 발생된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지는 암치료를 받는 위암 환자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생 위험이 올라간다.

어렸을 때 수두백신을 맞았더라도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는 없으므로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대상포진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화시킨 백신(생백신)이나 유전자 재조합 백신이 있는데, 암 환자는 보통 재조합 백신을 사용하고 총 2회 주사가 필요하다. 

폐렴·뇌수막염 초래 '폐렴구균', 23가 다당 백신 접종으로 예방을  

폐렴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의한 질환은 폐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뇌수막염, 부비동염, 중이염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소아나 65세 이상의 성인, 암 같은 특정 고위험 질환이 있는 65세 미만의 환자는 이런 까닭에 폐렴구균 백신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백신은 인체의 면역반응을 이용해 폐렴구균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는 약물이다. 폐렴구균의 항원들을 이용해 인체에 항체가 생성되게 하고, 항체들이 항원을 제거하는 면역반응을 통해 해당 폐렴구균 감염에 대해 방어 작용을 한다.

폐렴구균백신은 23가의 다당 백신(PPSV)과 13가의 단백결합 백신(PCV)으로 나뉜다. 위암 환자는 보통 23가 다당 백신을 1회 접종하면 된다.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인한 백신 접종 시기 결정 또한 중요하다. 일단 수술이나 항암치료가 예정돼 있다면 2주 전에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을 받은 후라면 최소한 한 달 정도 충분히 지난 시기에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항암치료 중이라면 가능한 접종을 고려하지 말고 항암치료 종료 후 약 1개월 후에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안전하다.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송교영 교수는 1995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에서 연수했다. 송 교수는 위암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로 명성이 높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과 과장, 위암센터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국제위암학회,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 대한암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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