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위암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적절한 절제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수술과 항암치료 등 의료진이 하는 치료를 성실하게 받아도 걱정이 되는 이유는 바로 예측할 수 없는 암 재발 때문이다. 암의 재발과 전이는 다양한 기전과 이론으로 설명하지만, 환자 자신의 면역 상태가 깊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
암 수술 후 면역능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데 환자와 가족들은 면역에 좋다는 수많은 종류의 약, 기구, 요법들, 그리고 보조식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병원에서는 권하지 않는 수많은 시중의 면역요법들은 과연 안전할까? 실제로 재발을 억제할 수 있는 명약일까?
위암 수술 후 면역 상태는 수술 전에 비해 크게 저하된다. 수술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수술 후 부족한 섭취와 흡수 장애로 인한 영양결핍, 입원과 운동저하 등으로 인한 근육 감소 등은 환자의 면역기능을 최대치로 떨어트린다.
특히 위암 수술은 다른 암 수술과 달리 입으로 먹을 수 있는 양이나 종류 등의 제한이 심각해서 적절한 식사와 영양소의 흡수 모두 크게 저하된다. 위암 수술 직후 대부분의 환자들은 5~10kg 정도의 체중 감소와 근 손실, 흡수 장애를 경험하며 수술 후 1~2년간 체중이 잘 회복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위암수술 후 환자가 적절한 회복을 하고 면역기능을 잘 회복하기 위해 인터넷도 찾아보고 여러 사람들에게서 조언을 구하다 보면 “OO은 꼭 해야 하고, 꼭 먹어야 하고 비싸더라도 하는 것이 좋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예를 들면, 고용량 비타민 주사요법, 자닥신, 싸이원, 글루타치온과 같은 면역주사요법, 고주파 온열치료, 그리고 다양한 한약이나 침 등을 이용한 한방치료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NK세포와 같은 면역세포의 직접 주입과 같은 치료를 위해 먼 곳으로 원정치료를 가는 경우도 있다. 홍삼·인삼, 다양한 즙, 흑염소 등 여러가지 보조식품도 너무나 다양하게 나와 있다.
실손 보험과 같은 비용 보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고가의 치료를 묶음으로 파는 경우도 많은데 암요양병원을 표방한다면 대부분의 병원에서 처방하고 있다.
필자의 의견을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앞서 언급한 면역에 좋다는 것들은 원한다면 다 받을 수 있고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병원에서 이런 치료를 시행하거나 권하지 않는 것은 각 개별치료들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학문적 증거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향후 더 많은 연구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면 보험 적용 여부 등을 포함한 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보조약물이나 식품을 사용하기 전에 몇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는 항암치료기간 중에는 보조 약물이나 식품을 병행하지 않는 것이다.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감소시킨다고 하지만 보조치료로 인한 간이나 신장 기능 저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항암치료가 중단되는 등 영향을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두번째는 환자의 전신 상태와 검사 소견의 이상이 있으면 시도하지 않아야 한다. 항암치료 기간 중이 아니라고 해도 간 수치나 신장 수치의 상승 소견 등이 보이면 중단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보조 약품, 보조 식품 이전에 위암 수술 후 꼭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면역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양상태를 개선하고, 체중을 향상시켜야 한다. 조금씩, 자주, 천천히 먹는 습관을 확실히 익히고 필요하면 영양액이나 영양주사를 보충하도록 하고 체중이 감소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유산소운동과 함께 반드시 근력운동을 주 2~3회 해서 근육 감소를 예방해야 한다. 꼭 먹어야 한다면 종합비타민제와 유산균을 매일 복용하기를 권하며, 단백질 및 철분 보충을 위해 고기, 계란 등을 꾸준히 섭취해야 하고, 칼슘이나 마그네슘이 포함된 약도 필요하면 먹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수술 후 재발을 예방하고 장기 생존하기 위해서는 의료진과의 긴밀하고도 협조적인 관계가 필수적이다. 체중이 감소하지 않도록 먹는 것에 올인하고, 근력운동을 포함한 운동을 꾸준히 진행하며, 의료진이 시키는 대로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잘 받아야 한다. 환자가 원하는 보조식품이나 약품이 궁금하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고 적절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송교영 교수는 1995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에서 연수했다. 송 교수는 위암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로 명성이 높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과 과장, 위암센터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국제위암학회,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 대한암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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