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텐진제약 '엑스포비오', 다발골수종 5차 약제로 허가된 유일한 약
한달 약값 평균 500만~700만원…용량 따라 1500만원 들어가기도
임상 주도 아자이 차리 교수 "여러번 재발 환자에 효과 좋은 약"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약값이 비싸다보니 치료제를 두고도 급여가 될 날만을 기대하며 제약사의 환자지원프로그램으로 버티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 무려 4번이나 재발해 이제 국내에서 쓸 수 있는 약이라고는 안텐진 제약의 '엑스포비오(성분명 셀리넥서)'가 유일한 다발골수종 환자들이다.
희귀혈액암으로 불릴 정도로 1990년 초반만 해도 한해 100명 가량에 불과했던 다발골수종 환자는 30년이 지난 요즘 그보다 17배 많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2021년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9년 한 해에만 1,737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7,000~8,000명인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들 가운데 엑스포비오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는 170명 정도다. 엑스포비오의 경우 국내에서는 5차 이상(4번 재발)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서 사용되도록 허가됐기 때문이다.
이들 중 40명 정도는 안텐진 제약이 지원하는 환자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엑스포비오로 치료를 시작했다.
지난 3일 코엑스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엑스포비오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안텐진제약의 김민영 대표는 "엑스포비오의 경우 5차 약제이기 때문에 환자수는 대략 17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편"이라면서 "때문에 환자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첫달은 약값을 100% 지원하고, 그 이후부터는 환자들에 따라 50~80%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텐진에 따르면 현재 엑스포비오를 처방 받고 있는 환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월 평균 500만~700만원이다. 환자마다 처방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1,500만원까지도 들어갈 수 있다.
김 대표는 "엑스포비오 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 가능한 주기가 한달이다. 때문에 첫달은 이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현재 40명 정도가 프로그램을 이용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심사를 신청한 상태인데 올해 내 급여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발골수종 치료제 '엑스포비오'는 어떤 약?
안텐진의 엑스포비오는 핵수송 단백질인 XPO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다. 경구용 약제로 개발된 최초의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지난 2020년 10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이후 2021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획득했다.
엑스포비오는 ▲이전에 4가지의 치료 요법에서 최소 2가지 프로테아좀 억제제, 최소 두 가지 면역조절 이미드 치료제 그리고 최소 한 가지의 항-CD38 항체 치료를 받은 이력의 재발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성인환자에 대한 덱사메타손과의 병용요법 또는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의 치료에 단일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엑스포비오 허가의 바탕이 된 STORM연구에 따르면 엑스포비오는 4가지 이상 약제에 불응인 환자 대상으로 26%의 객관적반응률(ORR), 39.9%의 임상적효용률(CRB)을 보였고, 부분반응(PR) 이상을 보인 환자에서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5.6개월이었다.
엑스포비오는 반응이 빨라 빠른 질병 통제가 가능하고 반감기가 짧아서 부작용 관리에 용이하다. 특히 반감기가 6~8시간으로 짧아 혈소판감소증,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하더라도 이로 인한 감염증이나 출혈 가능성은 다르 약제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경구제여서 병원 접근성이 어려운 환자나 다른 약제와 함께 처방 시에도 편리하다.
더욱이 T-cell을 이용하는 CAR-T, 이중항체치료제 등의 경우 T-cell에 영향을 주는 약제는 사용할 수 없는데 엑스포비오는 T-cell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T-cell을 증가시키고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로 CAR-T가 적용될 경우 엑스포비오가 CAR-T 치료 기간 동안 환자상태를 유지해주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의학부 아자이 차리(Ajai Chari)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2000년 이후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중앙 생존값이 5년을 넘어서며 점차 향상되는 추세지만 치료가 거듭될수록 기존 약제에 불응을 보이는 재발 환자들은 이전에 사용한 기존 요법과 다른 새로운 기전의 약제들이나 임상시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엑스포비오의 경우 STORM 연구에서도 확인됐듯 다양한 치료제와 병용이 가능하고, 환자들의 상태에 따라 맞춤 조합이 가능할 뿐아니라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경구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아자이 차리 교수는 특히 "다발골수종 치료에 있어서도 CAR-T 치료 등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데 CAR-T가 다발골수종을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제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CAR-T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야 하는데 엑스포비오가 그 점에서도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자이 차리 교수는 다발골수종 분야에서 차세대 연구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형질세포장애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를 주로 연구하며, 현재 다발골수종 임상연구 책임자로 티쉬 암 연구소에서 골수종 관련 6개의 약물에 대한 FDA 승인을 이끄는 임상시험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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