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장 씨는 출산 후 배꼽 주변에 지속적인 불편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 검사 결과, 복압 증가로 인한 ‘15cm 거대 복벽탈장’ 진단을 받았다. 탈장은 약해진 복벽 사이로 내부 장기가 빠져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탈장은 어디에나 생길 수 있는데, 사타구니 부위 2~3cm 위쪽이 튀어나오는 서혜부 탈장이 가장 흔하고 수술 상처나 배꼽에 발생하기도 한다.
탈장의 주요 원인은 변비나 과도한 운동, 임신, 복수 등 복압 증가 상황이다. 특히 과도한 운동 시 복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복벽에 균열이 생겨 쉽게 발생한다. 최근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 과도한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로 인한 탈장도 증가하고 있다.
초기 증상은 배에 힘을 줘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종괴이다. 점차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장이 튀어나오게 되어 종괴가 커지고,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방치하면 복벽을 통해 빠져나온 장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혈액순환부전으로 인한 장기 괴사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장 씨는 일어서기만 해도 장이 튀어나오는 등 일상생활이 불편해졌고, 탈장은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설명에 수술을 결정했다. 과거에는 탈장 부위 피부 절개 후 직접 봉합하는 개복술이 이뤄졌으나, 요즘에는 인공막(그물막)을 활용한 복강경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최신 치료법은 로봇수술이다. 로봇수술은 360도 회전하는 로봇 관절을 활용해 유착이 심하거나 병변이 깊은 경우에도 좁은 복강 내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 최대 15배까지 확대되는 입체적인 시야 확보가 가능하므로 탈장 위치를 다각도로 확인하며 다른 장기나 신경, 혈관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구나 로봇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 후 부기, 염증 등 합병증의 위험이 적은 것도 큰 장점이다. 장 씨 역시 로봇수술을 통해 15cm의 거대 복벽탈장을 제거하고 3일 후 회복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위장관외과 최윤영 교수는 “거대 탈장 환자는 복강경수술로는 탈장낭의 완전 제거 및 탈장 구조물의 완전 정복이 어려울 수 있다. 수술 난이도가 높아 재발 및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다"며 "10cm 이상의 거대 탈장이나 오래된 탈장의 경우 로봇수술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당뇨 환자, 심방세동 있으면 심혈관질환·신부전·당뇨발 합병증 위험↑
- B형간염 치료 개시 기준 바뀌면 매년 3,000명 간암 발생 예방 가능
- '흔하디 흔한' 내과가 사라진다? "환자 늘어도 의사가 없다"
-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 올해 대한민국 산업 이끈 우수 기술로 선정
- 건보재정 ‘빨간불’…연간진료비 상위 10%, 보험재정 절반 사용
- ‘슬릭백’‧‘초전도체춤’ 따라하다 무릎‧발목‧아킬레스건 부상 위험
- 갑자기 일어설 때 눈앞이 빙그르 아득해진다면…‘기립성저혈압’ 의심
- 어느날 갑자기 변한 목소리로 알아채는 후두암…‘방사선 치료’로 완치
- 급변하는 혈우병 치료 환경…미국·유럽에선 '유전자치료제'도 허가
- 28돌 한양대구리병원…'환자중심'으로 한발 더
- "크론병 환자, 생물학적 제제 치료시 내장지방 증가 주의해야"
- "의료전달체계 개선 시 희귀·난치성 질환 등 의료수요 고려 필요"

